입찰담합 과징금 산정, 들러리 업체 매출까지 포함
핵심 요약
공정위가 바이오연료 입찰담합 사건 심의에 착수했고, 관련매출액은 9조7000억원보다 커질 전망이다. 들러리 사업자의 참여분도 관련매출액에 포함되며, 대법원 판례와 2015년 감경 기준이 적용된다. 최종 과징금 규모는 관련매출액 산정 범위와 감경 폭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바이오디젤·바이오중유 입찰담합 사건의 심의에 착수하면서 과징금 산정 기준이 주목받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담합의 영향을 받은 입찰 규모는 약 9조7000억원으로 파악됐지만, 실제 과징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관련매출액은 이보다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낙찰을 받지 못한 '들러리 사업자'의 참여분도 관련매출액 산정 대상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들러리 사업자의 매출까지 반영되면 법정 상한인 관련매출액의 20%를 단순 적용해도 과징금이 2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정위는 지난달 30일 DS단석, 애경케미칼, SK에코프라임, SK케미칼, 이맥솔루션, JC케미칼, KG에코솔루션 등 7개 바이오연료 제조·판매사업자에 대한 심의를 시작했다. 이들 업체는 11년간 바이오디젤과 바이오중유 입찰에서 낙찰 예정자를 미리 정하고 물량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담합한 혐의를 받는다. 공정거래법 40조는 입찰담합을 낙찰 여부가 아닌 경쟁 제한 행위로 판단한다. 낙찰 사업자는 계약금액을 기준으로 관련매출액을 산정하지만, 실제 매출이 없는 탈락 업체나 들러리 사업자는 담합 사실을 알고 입찰에 참여했다면 공동행위자로 보고 이들이 처음 정한 예정가격을 기준으로 삼는다.
대법원은 2018년 호남고속철도 건설공사 입찰담합 사건에서 공정위가 들러리로 참여한 현대건설의 관련매출액까지 포함해 과징금을 산정한 것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현대건설은 허위 투찰가로 들러리 응찰을 했고, 향후 발주되는 철도 공사에서 우선권을 받기로 약속해 공정위는 과징금 304억원을 부과했다. 다만 들러리 사업자라고 해서 같은 수준의 과징금이 부과되는 것은 아니다. 공정위는 담합 참여 정도에 따라 과징금을 차등 적용하며, 2015년 과징금 고시 개정을 통해 탈락업체나 들러리 사업자도 가담자 수에 따라 최대 50%까지 감경받을 수 있도록 기준을 마련했다.
최근 한국전력공사 파형관 구매 입찰담합 사건에서도 공정위는 공동행위를 주도하지 않은 조합 소속 7개 회원사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했다. 담합 사실을 알면서 들러리 투찰에 참여하거나 조합을 통해 입찰에 참가한 점이 담합으로 인정됐다. 이번 바이오연료 사건에서도 전원회의는 들러리 업체의 관련매출액 산정 범위와 감경 적용 여부를 함께 심의할 전망이다. 오행록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관련매출액은 9조7000억원보다 더 크게 산정될 것"이라며 "들러리 감경을 어느 정도 인정할지 등을 위원회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