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직 28년, 여경을 향한 이중 잣대는 남았다
핵심 요약
1998년 7명뿐이던 신임 여성 경찰관들은 배치와 외모를 둘러싼 조직 내 차별을 겪었다. 여성 경찰 개인의 대응이 집단 전체의 자격 문제로 확대되는 논란은 2026년에도 이어졌다. 김세령 경감은 경찰젠더연구회를 이끌며 차별 관행 개선과 젠더폭력 대응 연구에 나서고 있다.
1998년 신임 여성 경찰관은 7명뿐이었다. 당시 25세였던 김세령 경감은 첫 현장 배치를 앞두고 조직이 자신을 동료가 아닌 처치하기 곤란한 존재처럼 여겼다고 기억한다. 지휘부 신고식에서는 여성 경찰관들의 외모를 비교하는 평가까지 나왔다. 생존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 모두에게 인정받으려 애쓴 그는 입직 1년 만에 극심한 피로를 느꼈다.
김 경감은 경찰의 직무 능력과 조직이 기대하는 여성의 역할을 동시에 충족해야 했다고 돌아봤다. 선임 여성 경찰관과 반복적으로 비교당하자 화장을 멈추고 머리를 짧게 자르는 방식으로 여성성을 감췄다. 개인의 실수도 여성 경찰 전체의 문제로 확대되는 분위기 역시 부담이었다. 그는 2014년부터 약 3년간 아프리카의 유엔 평화유지군으로 활동하며 강간범과 현행범을 검거했다.
여성 경찰의 자격을 둘러싼 논란은 조직 밖으로 번졌다. 2019년 대림동 사건에서는 지원을 요청하는 장면만 담긴 영상이 확산됐고, 경찰이 원본을 공개해 매뉴얼에 따른 대응임을 밝혔지만 비판은 이어졌다. 2021년 양평 흉기난동 때에는 사실이 아닌 도주 주장이 퍼졌고, 같은 해 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에서는 남녀 경찰관이 모두 현장을 이탈했는데도 비난이 여성 경찰에게 집중됐다. 2026년 6월 수원 인계동 영상도 같은 논쟁을 되살렸다.
김 경감은 차별 경험을 개인적인 증명 경쟁이 아닌 연대와 제도 개선의 동력으로 바꿨다. 2017년 경찰개혁위원회 인권분과 논의에서 출발한 경찰젠더연구회는 10명 안팎의 모임에서 100명 넘는 규모로 성장했고, 그는 2023년부터 회장을 맡고 있다. 연구회는 조직 내 성평등과 성차별 관행, 스토킹·데이트폭력 대응을 연구한다. 김 경감은 수사에 다양한 관점과 관찰력이 필요하다며 여성 경찰을 배제하기보다 필요한 역량을 구체적으로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