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 전 아동도 어린이집 보호 대상…대법원 판단
핵심 요약
대법원이 입소 상담 중 발생한 한 살배기 아동 화상 사고에서 어린이집 원장의 업무상 과실을 인정하는 취지로 판단했다. 정식 입소 전이라도 보호자로부터 아이를 인계받았다면 어린이집이 보호 의무를 인수한 것으로 봤다. 원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은 파기됐으며 사건은 원심법원으로 돌아갔다.
어린이집 입소 상담 도중 한 살배기 아이가 조리실의 뜨거운 국 냄비에 빠져 전신 화상을 입은 사건에서 대법원이 원장의 업무상 과실을 인정하는 취지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2026년 8월 6일 원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정식 입소 전이라도 어린이집이 보호자로부터 아이를 인계받았다면 보육 영역 안에서 보호할 의무를 인수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사고는 2023년 5월 충남의 한 어린이집에서 발생했다. 원장 A씨는 상담 중 아이가 원장실 밖으로 나가려 하자 시설을 자유롭게 둘러보도록 했고, 다른 보육교사들에게 아이를 봐 달라고 말한 뒤 상담을 계속했다. 그러나 특정 교사를 보호 담당자로 지정하거나 아이 곁에 배치하지는 않았다. 홀로 이동하던 아이는 잠기지 않은 조리실에 들어가 뜨거운 국이 든 냄비에 빠졌고, 검찰은 A씨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했다.
1심은 원장과 조리사, 보육교사 모두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이후 2심은 입소 절차를 마치지 않은 아동을 위해 특정 보육교사를 지정할 법적 의무가 없다고 보고 원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조리사와 보육교사는 각각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항소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다른 종사자의 과실이 있더라도 원장의 주의 의무 위반과 사고 사이의 인과관계가 끊어지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피해 아동의 나이와 발달 상태를 고려하면 원장이 아이를 원장실 밖으로 내보낼 때 실제 보호와 관찰이 이뤄지도록 조치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러 교사에게 막연히 아이를 봐 달라고 말하는 데 그치지 않고 특정 보육교사를 지정하거나 배치할 업무상 주의 의무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번 판단은 보호 책임의 기준이 입소 절차 완료 여부에만 달린 것이 아니라, 시설이 아동을 넘겨받아 보육 공간에서 관리하게 된 상황에도 적용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