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 프탈레이트 노출 높을수록 혈압도 상승
핵심 요약
임신부의 체내 프탈레이트 대사물질 농도가 높을수록 수축기·이완기혈압이 높은 연관성이 나타났다. 보스턴 지역 임신부 338명 가운데 43명인 12.7%가 연구 기간 고혈압 문제를 겪었다. 개인 위생용품이 주요 노출원일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구체적인 작용 기전은 추가 규명이 필요하다.
플라스틱과 화장품, 세정제, 향이 첨가된 개인 위생용품 등에 쓰이는 내분비계 교란 물질 프탈레이트가 임신 중 혈압 상승과 연관될 가능성이 확인됐다. 미국 하버드 T.H. 챈 공중보건대학원 킴벌리 파라 박사 연구팀은 보스턴 지역 임신부 338명의 화학물질 노출 정도와 수축기·이완기혈압을 분석해 11일 미국 내분비학회지에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임신 약 12주와 19주, 26주에 소변을 채취해 18종의 프탈레이트 대사물질과 개인 위생용품 유래 화학물질 대사산물 농도를 측정했다. 연구 기간 고혈압 문제가 생긴 임신부는 43명으로 전체의 12.7%였다. 소변 속 MEP 농도가 높은 그룹은 낮은 그룹보다 수축기혈압이 평균 4.59㎜Hg 높았으며, PCP 합이 높은 그룹의 수축기혈압도 5.78㎜Hg 높았다. 이완기혈압은 두 물질의 농도가 높은 그룹에서 각각 4.51~4.70㎜Hg 상승했다.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과 식품 포장재를 비롯해 화장품과 세정제 등 여러 소비재에 사용되며, 체내에서 대사된 뒤 소변으로 배출된다. 가족력과 생활 습관은 임신부의 고혈압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고, 소비자 제품에서 흔히 접하는 프탈레이트 노출도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증거가 축적되고 있다. 자간전증을 포함한 임신 중 고혈압 장애는 산모 사망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이며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여러 화학물질에 동시에 노출된 경우에도 임신 후기의 전체 대사산물 혼합물 농도가 높을수록 이완기혈압이 상승하는 경향이 나타났고, 이 가운데 MEP의 연관성이 가장 컸다. MEP는 개인 위생용품에 널리 쓰이는 디에틸 프탈레이트가 체내에서 대사된 물질이어서 해당 제품이 임신 중 주요 노출원이 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에스트로겐 관련 경로가 혈압에 영향을 줄 가능성만 제시됐을 뿐 구체적인 작용 원리는 확인되지 않았다. 향이 든 제품 사용 제한의 효과와 다른 프탈레이트 계열·대체 화학물질의 역할도 추가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