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후기 수술 사건 2심 뒤집혀…대법원 판단 남아
핵심 요약
임신 후기 임신중지 수술로 살인 혐의 재판을 받은 권씨가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항소심은 권씨가 수술 이후 상황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해 1심의 유죄 판단을 뒤집었다. 검찰의 상고로 사건은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게 됐다.
임신 후기 임신중지 수술을 받은 뒤 살인 혐의로 기소된 권아무개(27)씨가 최근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던 1심 판단이 뒤집힌 것이다. 사건 이후 처음 인터뷰에 응한 권씨는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며 약 2년 동안 반성해 왔고, 재판 결과와 관계없이 같은 마음으로 살아가겠다는 심경을 밝혔다.
권씨는 2024년 3월 불규칙한 생리와 부정출혈로 산부인과의원을 찾았으나 다낭성난소증후군에 따른 호르몬 불균형 진단을 받았다. 같은 해 6월 21일 내과 진료 중 임신 가능성을 들었고, 이튿날 다른 산부인과의원에서 임신 34~36주로 한두 달 뒤 출산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당시 만 25세였던 그는 지인의 도움으로 병원을 찾아 수술을 받았다.
권씨는 원치 않은 퇴사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고 수술비를 마련하려 보증금 일부까지 뺐다. 가족과는 오래전 관계가 사실상 끊겨 주변에 도움을 청하기도 어려웠다. 혼자 수술을 받으며 느낀 불안과 외로움 속에서 수술 전후 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했고, 보건복지부의 수사 의뢰 후 검찰은 살아 있는 태아를 제왕절개로 출산한 뒤 살해한 혐의로 권씨와 의료진을 기소했다.
1심은 권씨에게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판단했지만, 2심은 그가 수술 이후 상황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해 무죄를 선고했다. 법률대리인 김명선 변호사는 수술 전 권씨가 병원 관계자에게 아이가 사산되는지를 물은 문자 내역도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는 근거로 제시했다. 검찰은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으며, 2019년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관련 법률이 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