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당유적이 되살린 2천 년 전 압독인의 일상
핵심 요약
경산 임당유적전시관이 유적과 고지도를 통해 진한 소국 압독국의 역사를 조명한다. 특별전은 사람 뼈와 농기구, 상어뼈 등으로 2천 년 전 주민의 생산과 음식문화를 보여준다. 압독국의 문화적 흐름은 원효·설총·일연과 김유신의 역사로도 이어진다.
지난 7월 28일 경북 경산의 임당유적전시관을 찾았다. 지난해 문을 연 전시관은 생활 터와 무덤에서 나온 유물을 통해 고대인의 삶과 죽음을 함께 보여준다. 영남대학교 정문 앞 언덕을 넘어 만나는 전시관 주변에는 고분군과 토성, 마을 유적이 자리한다. 이 일대는 원삼국 시대 진한의 소국 압독국이 있던 곳으로, 조선시대 고지도에도 압독역과 압독국의 흔적이 남아 있다.
현장에서는 연속 기획전의 첫 순서인 ‘초기 압독사람들의 이야기 : 유물에서 찾은 일상’이 열리고 있었다. 전시는 기원전 2세기부터 기원후 2세기까지 경산에 정착한 이들의 사냥과 농경, 철제 도구 제작, 청동 장식 생산, 음식문화를 다룬다. 공개된 2천 년 전 사람 뼈의 주인공은 오늘날 사람보다 키가 약 10㎝ 작았다. 내륙 유적에서 발견된 상어뼈는 포항·경산·대구 일대에서 삭힌 상어고기인 돔배기를 제사상에 올리는 식문화와도 맞닿아 있다.
전시된 농기구와 씨앗, 철제 도구, 가락바퀴는 진한의 생활상을 담은 기록을 구체적인 물증으로 뒷받침한다. 당시 사람들은 비옥한 땅에서 오곡과 벼를 재배하고 누에와 뽕나무를 길러 비단과 베를 짰으며, 소와 말을 농경에 활용했다. 압독국은 철을 생산하고 직물을 만들며 가축을 기르는 기술을 갖춘 농업사회였다. 고조선 멸망 뒤 형성된 마한·변한·진한 가운데 진한에 속했고, 이후 신라에 복속돼 군현으로 편입됐다.
경상도에는 의성 조문국, 김천 감문국, 경산 압독국 등 진한의 여러 국가를 조명하는 전시관이 들어서 있으며, 임당유적전시관은 그중 압독국의 역사와 문화를 맡고 있다. 경산 출신 원효와 설총은 신라 사회에 큰 영향을 남겼고, 고려 후기 같은 지역 출신인 일연은 ‘삼국유사’에 원효의 이야기를 풍부하게 담았다. 김유신도 압독국이 신라 군현이 된 뒤 이곳의 지방 수장으로 군대를 길러 삼국통일의 기반을 마련했다. 유적과 고지도, 문헌에 흩어진 압독국의 자취는 후속 특별전으로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