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의 감정, 시민 17명의 그림이 되다
핵심 요약
광주 광산구에서 시민 17명의 노동 경험을 담은 미술 전시가 열렸다. 자영업자와 노동자들은 의자, 장갑, 문, 자물쇠 등을 통해 일터의 감정과 아픔을 표현했다. 전시는 노동의 가치와 일하는 시민의 삶을 함께 돌아보는 자리로 30일까지 이어진다.
광주 광산구 소촌아트팩토리에서 평범한 시민 17명이 자신의 노동과 삶을 그림으로 풀어낸 ‘일터의 시민 작품전’이 열리고 있다. ‘제1회 일하는 시민 예술제 @광산’ 특별전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자영업자와 노동단체 활동가, 택배기사, 상담사 등이 일터에서 느낀 감정과 경험을 시민의 시선으로 보여준다. 전시는 30일까지 이어진다.
10년 넘게 피자가게를 운영한 김명주씨는 가게 한쪽의 낡은 의자를 그린 ‘버텨낸 자리’를 출품했다. 묵묵히 하루를 견딘 사람들을 떠올리며, 열심히 일하는 누구에게나 잠시 앉아 쉴 의자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과 삶의 아름다움을 작품에 담았다. 참가자들은 사전 신청을 거쳐 매주 1시간씩 7주 동안 미술 기법을 익힌 뒤 직접 작품을 완성했다.
산업재해 현장을 자주 접하는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보건국장 권오산씨는 ‘멈춘시간:남겨진 것은 장갑만이 아니다’를 선보였다. 주인을 잃은 장갑을 통해 중대 재해로 멈춘 노동자의 삶과 꿈, 유가족의 아픔을 표현하고 산업재해의 사회적 책임을 물었다. 통신사 고객센터 상담사 박미혜씨는 ‘치유의 시간’에 강렬한 색채를 사용해 목소리 뒤에 가려진 노동의 고충과 상담사 역시 누군가의 가족이자 이웃이라는 점을 드러냈다.
택배노동자 김민표씨는 배송 과정에서 마주한 현관문을 작품 ‘문’으로 옮겼다. 문이 열리기 전에는 그 너머의 상황을 알 수 없고 혼자 갈 수 없어 함께 간다는 생각을 담았다. 한 배달 노동자는 삶의 무게와 아픔을 ‘자물쇠’로 형상화했다. 광산구는 이 전시를 통해 일하는 시민 모두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노동이 지닌 가치를 다시 살펴보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