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일장기 공개 훼손 처벌법 시행
핵심 요약
일본이 일장기 공개 훼손에 최대 2년의 구금형을 부과하는 법을 시행했다. 처벌 기준의 주관성과 표현·사상의 자유 침해 가능성을 둘러싼 비판이 이어졌다. 도쿄 집회와 온라인 챌린지 등 법 시행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확산했다.
일본에서 일장기를 공개적으로 훼손하는 행위를 형사처벌하는 ‘국기의 훼손 등의 처벌에 관한 법률’이 13일 시행됐다. 지난달 17일 국회를 통과한 이 법은 타인에게 현저한 불쾌감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국기를 훼손·제거하거나 더럽히면 2년 이하의 구금형 또는 20만엔, 약 177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법안 제출 의원들은 공원이나 공공도로에서 일장기를 밟아 진흙투성이로 만들거나 훼손 장면을 촬영해 소셜미디어로 생중계하는 사례를 처벌 대상으로 제시했다. 반면 애니메이션이나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제작한 영상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심의 과정에서는 불쾌감과 혐오감이 주관적이어서 범죄의 경계가 불명확하고, 실제 공개 훼손 사례도 극히 적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법 제정은 연립여당 일본유신회가 주도했고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도 핵심 정책으로 추진했다. 야당이 반대했지만 연립여당은 의석 우위를 토대로 법안을 처리했다. 헌법학계에서는 표현과 사상의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이 제기됐으며, 법 통과 직후 헌법학자 199명이 폐지를 요구했다. 제국주의 전쟁과 아시아 침략의 상징으로 일장기를 인식하는 시민이 적지 않다는 점도 반발의 배경이 됐다.
시행을 앞둔 지난 10일 도쿄 총리공관 앞에서는 자유로운 의견 표명이 위축될 수 있다는 항의가 이어졌다. 현장에서는 처벌 기준의 모호함을 풍자하는 퀴즈와 소형 일장기를 훼손하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온라인에서도 일장기를 자르거나 정치적 문구를 적은 영상을 올리는 ‘국기훼손 챌린지’가 확산했다. 법조계에서는 전쟁 책임이나 현 정권을 비판하려는 국기 훼손까지 처벌될 경우 대중운동과 언론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