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안보 용어는 낮추고 방위 역량은 확대
핵심 요약
일본 정부가 안보 전략의 표현을 ‘전투’에서 ‘방어’ 중심으로 바꾸고 있다. 장사정 미사일 확충과 장거리 무인기 도입 등 반격 능력 강화는 계속 추진된다. 2027년도 방위비는 역대 최대인 8조9000억엔을 요구할 방침이다.
일본 정부가 인공지능과 무인기 등을 활용하는 안보 전략의 명칭을 ‘새로운 전투 방식’에서 ‘새로운 방어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군사력 강화를 떠올리게 하는 표현을 완화해 국민의 거부감을 줄이는 한편, 3대 안보문서 개정과 방위력 확충을 함께 추진하려는 움직임이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지난 5월 세계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전투 양상에 대응해 일본에 맞는 방어 방식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후 정부 회의에서도 바뀐 용어가 잇따라 사용됐다. 지난 6월 안보 3문서 개정을 위한 전문가회의에서는 기존 표현이 일본을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들려는 것이라는 오해를 부를 수 있어 변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기존 개념은 2022년 국가방위전략에 처음 담겼다. AI와 무인기, 우주·사이버·전자기파 영역을 결합한 현대전에 대응한다는 내용이었다. 일본 정부는 같은 해 상대국 미사일 기지 등을 직접 타격하는 ‘적 기지 공격 능력’을 ‘반격 능력’으로 고쳤고, 2014년 무기 수출 규제를 완화할 때도 ‘무기 수출’ 대신 ‘방위장비 이전’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용어 변경과 별개로 실제 방위 역량을 확대하는 방안은 구체화하고 있다. 방위성이 지난 6일 공개한 안보문서 개정 방향에는 반격 능력 향상을 위한 장사정 미사일의 양적·질적 확충과 장거리 비행 무인기 도입이 포함됐다. 2027년도 방위비 요구액도 역대 최대인 8조9000억엔, 약 79조5000억원으로 책정할 방침이다. 자민당 안에서도 내용은 그대로 둔 채 표현만 바꾸면 국민을 속이려 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