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AI에 기대는 아이들 위한 자살 예방책 논의
핵심 요약
지난해 일본 초·중·고 학생 자살자는 538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애플에 생성형 AI 자살 예방 기능을 요청했고, 애플은 지역 지원 창구 연계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AI가 첫 고민을 받아주더라도 실제 돌봄 인력과 학교·지자체의 후속 지원이 필요하다.
지난해 일본에서 자살로 숨진 초·중·고 학생은 538명으로, 198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같은 해 전체 자살자는 1만9188명으로 통계 작성 후 최저였지만, 학생 자살은 반대 흐름을 보였다. 고민을 생성형 인공지능(AI)에 털어놓는 아이들이 늘자 일본 정부는 기술 기업에도 예방 역할을 요구하고 나섰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최근 애플과 주고받은 서신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했다. 팀 쿡 전 최고경영자는 안전 기능 강화 방안을 설명했고, 다카이치 총리는 청소년들이 생성형 AI에 고민을 상담하는 현실을 전하며 자살 예방 기능을 요청했다. 애플은 자살 위험이나 심각한 고민이 있는 이용자를 지역 지원 창구와 연결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답했다. 존 터너스 신임 CEO도 아동 자살 예방을 위해 일본 정부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학생 자살은 고교생 356명, 중학생 172명, 초등학생 10명으로 집계됐다. 저출생으로 학생 수가 감소하는 가운데 나온 기록이다. 후생노동성은 상황을 심각하다고 규정했고, 지난 9월 자살예방주간에는 전화와 SNS 상담 지원을 확대했다. 아사이 료의 소설 ‘인 더 메가처치’가 그린 소속감과 고립의 풍경은 이 현실을 설명하지는 못하지만, 마음을 털어놓을 곳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남긴다.
AI가 먼저 고민을 받아주는 일은 도움을 청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지원 창구를 안내하는 데 그치면 실제 도움이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전화를 받을 인력과 학교·지자체의 후속 지원이 함께 작동해야 기술이 돌봄으로 연결된다. 가족과 대화하라는 말만으로 풀리지 않는 사정도 있는 만큼, 일본의 제안은 현장 지원 체계까지 뒷받침되는지가 관건이다. 힘들다는 말을 건넬 상대가 부족한 현실은 한국에도 낯설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