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장기 노숙인 퇴거 조치 놓고 갈등
핵심 요약
인천공항에서 2주 이상 머무는 노숙인 16명을 대상으로 퇴거 절차가 진행됐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악취와 음주, 욕설·고성 관련 민원이 20여 건 접수됐다. 공항 운영과 이용객 안전을 중시하는 입장과 주거·복지 지원을 우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폭염 속에서 24시간 냉방되는 인천국제공항에 머무는 노숙인이 늘면서 공항 운영과 인권 보호를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다. 현재 공항에서 2주 이상 장기 체류하는 노숙인은 16명으로 파악됐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달 30일 공항에서 생활하는 노숙인들의 물건에 퇴거명령서를 부착하고 자발적으로 나가 달라고 요구했다.
장기 체류자 가운데 일부는 여러 좌석에 짐을 쌓아두거나 화장실에서 몸을 씻었으며, 음주와 욕설·고성으로 다른 이용객과 마찰을 빚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공사에 접수된 관련 민원은 악취와 욕설·고성, 음주 등을 포함해 20여 건이다. 공사는 원활한 운영과 이용객 안전을 위해 관련 법령에 근거해 계도와 퇴거 요청을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공항시설법 제56조 제7항은 공항 안에서의 노숙 행위를 금지하고, 공항 운영자가 위반 행위를 제지하거나 퇴거를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이번 명령서에는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홈리스행동은 전날 제2여객터미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항의 조치가 주거를 잃은 사람을 다른 공공공간으로 밀어내는 방식이라며 반발했다.
홈리스행동은 공원과 역사, 터미널, 공항이 갈 곳 없는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머무는 공간인 만큼 본래 용도와 다르게 이용한다는 이유만으로 단속과 퇴거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온라인에서는 공항이 복지시설이나 쉼터가 아니라며 퇴거에 찬성하고 인권단체에도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 반면 공항 밖으로 내보내는 것만으로 문제가 사라지지 않으므로 폭염을 피할 공간을 먼저 제공하고 복지시설이나 주거로 연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