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장기 노숙 퇴거 조치에 인권 논쟁
핵심 요약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장기 체류 노숙인들에게 터미널 퇴거를 명령했다. 화장실 오염과 시설 장기 점유로 환경미화원과 이용객의 불편이 커졌다. 홈리스행동은 조치 중단과 공공기관·인천시의 지원책 마련을 요구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여객터미널에서 장기간 생활해 온 노숙인들을 상대로 강제 퇴거 절차에 들어갔다. 공사는 지난달 30일 노숙인들의 소지품에 명령서를 붙이고 즉시 노숙을 중단한 뒤 터미널 밖으로 나가도록 요구했다. 공항 이용객의 안전과 위생을 보호하고 공공시설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행정조치라는 입장이다.
명령서에는 퇴거 요구를 따르지 않으면 공항시설법에 따라 벌금이나 구류, 과료 등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현장에서는 일부 노숙인이 한 달 넘게 머물며 의자를 잠자리로 이용하고 콘센트를 장시간 차지하거나 쓰레기통에서 음식을 찾는 일이 확인됐다. 장애인 화장실에서 옷을 벗고 씻어 바닥을 물로 적시거나 비치된 휴지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사례도 있었다.
청소가 끝난 화장실 바닥에 소변을 보고 오염된 옷차림으로 공항 의자에 앉는 행동까지 이어지면서 환경미화원들의 부담도 커졌다. 미화원들은 노숙인이 사용한 장애인 화장실과 물품을 반복해서 정리해야 했고, 일반 이용객을 위한 청소보다 노숙인 체류로 생긴 오염을 처리하는 데 작업이 집중된다고 호소했다. 문제 행동에 대응하기 어렵고 뒷정리까지 모두 떠안는 현실에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
노숙인 인권단체 홈리스행동은 9일 공사의 대응을 졸속 퇴거로 규정하고 조치 중단을 요구했다. 공공기관이 노숙인을 내보내는 데 그치지 말고 필요한 책무를 이행해야 하며, 인천시의 지원체계도 사실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단체는 오는 12일 공항에서 퇴거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로 해 공항시설의 정상 운영과 노숙인 보호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