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노숙인 퇴거 착수…지원책 놓고 갈등
핵심 요약
인천국제공항공사가 터미널 노숙인들에게 퇴거명령서를 부착하고 불응 시 형사 처벌 가능성을 경고했다. 홈리스행동은 지원책 없는 퇴거가 노숙 장소만 옮길 수 있다며 인천시의 지원 체계 구축을 요구했다. 공항의 보안·질서 유지와 사회적 약자의 주거·인권 보호를 함께 풀어낼 대책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여객터미널에서 생활하는 노숙인들을 상대로 강제 퇴거 절차에 들어가면서 인권단체와 갈등을 빚고 있다. 공사는 공항 보안과 시설 관리, 이용객 편의를 위해 질서 유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홈리스행동은 머물 곳이 없는 사람들을 지원 대책 없이 내보내면 노숙 장소만 다른 지역으로 옮겨질 수 있다며 퇴거 조치의 재검토를 요구했다.
공사는 2026년 7월 30일 노숙인들의 물건에 퇴거명령서를 붙이고 즉시 노숙을 중단한 뒤 터미널 밖으로 나가도록 통보했다. 명령서에는 불응할 경우 공항시설법에 따라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도 담겼다. 공항에서 생활하는 노숙인의 정확한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으며, 이들 가운데 일부는 긴급 주거 지원을 받은 상태다. 홈리스행동은 8월 9일 인천시에도 별도의 지원 체계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교통시설에서 노숙과 장기 체류를 둘러싼 갈등은 이전에도 이어졌다. 코레일은 2011년 8월 서울역 안에서 생활하던 노숙인들을 역사 밖으로 퇴거시켰고, 이들은 인근 지역으로 이동했다. 2023년 2월에는 영국 스탠스테드공항 등 일부 공항의 수면 제한 정책이 알려졌다. 인천공항에서도 2025년 12월 입국이 거부된 아프리카 L국 남성이 여권 문제로 송환이 늦어져 출국장 임시 거처에 넉 달간 머문 사례가 있었다.
이번 사안은 국가 관문인 공항의 보안·운영 질서와 주거가 없는 사람의 인권 보호가 맞부딪친 문제다. 퇴거가 그대로 진행되면 공사는 시설 관리 목적을 달성할 수 있지만 대상자들의 주거 불안과 다른 공공장소로의 이동 문제는 남게 된다. 반발이 커질 경우 공사와 인천시에는 임시 거처 제공을 넘어 주거 지원과 사회 복귀 방안을 구체화하라는 요구가 이어질 수 있다. 시설 관리 주체와 지방자치단체, 인권단체가 함께 대안을 마련할지가 향후 쟁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