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노숙 장기화에 퇴거 조치…지원단체 반발
핵심 요약
폭염을 피해 인천공항에 장기 체류하는 노숙인을 둘러싼 이용객 민원과 청소 부담이 커졌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달 30일 터미널 밖으로 나가라는 퇴거명령서를 부착했다. 홈리스행동은 긴급 주거를 지원하고 오는 12일 퇴거 조치 중단을 촉구할 예정이다.
극심한 폭염을 피해 인천국제공항에 머무는 노숙인이 늘면서 장기 체류와 공용시설 이용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다. 여객터미널 의자와 콘센트 등에 개인 물품을 두거나 화장실에서 샤워와 빨래를 하는 사례가 이어지자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달 30일 노숙인들의 물건에 퇴거명령서를 부착했다. 노숙인 지원단체는 퇴거 중심의 대응을 중단하고 공공기관이 주거 지원 책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맞섰다.
공항에서 한 달 넘게 생활한 일부 노숙인은 여객용 의자에 이불과 짐을 펼쳐 놓고 콘센트와 TV를 이용했다. 쓰레기통에서 음식을 꺼내 먹거나 흡연장 이용객에게 담배를 얻는 모습도 확인됐다. 이용객에게 욕설을 하거나 공용 개수대에 입을 대고 물을 마시는 행위, 청소를 마친 화장실 바닥에 소변을 보는 사례도 있었다. 소변이 묻은 옷을 입은 채 공항 의자에 앉은 경우도 확인됐다.
환경미화원들은 장애인 화장실에서 옷을 벗고 샤워하거나 휴지를 한꺼번에 사용하고, 머리카락과 물을 그대로 남겨 두는 일로 청소 부담이 커졌다고 호소했다. 공항공사가 붙인 명령서에는 즉시 노숙을 중단하고 여객터미널 밖으로 나가라는 내용이 담겼다. 요청을 따르지 않으면 공항시설법에 따라 벌금·구류·과료나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도 포함됐다.
현재 인천공항에서 생활하는 노숙인의 정확한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퇴거 조치에 압박을 느낀 일부는 노숙인 인권단체 홈리스행동을 통해 긴급 주거 지원을 받았다. 주장욱 홈리스행동 상임활동가는 공항공사에 퇴거 조치 중단과 공공기관의 책무 이행을 요구하고, 인천시에도 거리 노숙인 지원체계 구축을 촉구했다. 홈리스행동은 오는 12일 인천공항에서 퇴거 조치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