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청년 결집시킨 ‘가상 정당’의 힘
핵심 요약
가상 정당 바퀴벌레국민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인도 청년 수만 명의 시위를 이끌었다. 시험 문제 유출로 촉발된 분노는 교육 부패와 취업난, 불공정 경쟁 및 사법 불신으로 확산됐다. 참가자들은 교육장관 사퇴를 통해 집단행동이 정치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인도의 가상 정당 ‘바퀴벌레국민당(CJP)’이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수만 명의 청년을 거리로 불러냈다. 참여자 대부분은 20대였고, 상당수에게 이번 집회는 사실상 첫 정치 참여였다. 대법원장이 청년들을 ‘바퀴벌레’라고 부른 데 맞서 그 표현을 정당 이름과 저항의 상징으로 되돌린 이들은 집단행동 끝에 교육장관 사퇴라는 변화를 확인했다.
시위의 직접적인 계기는 지난 4월 발생한 의과대학 입학 자격시험(NEET) 문제 유출이었다. 뉴델리와 나그푸르 집회에 나온 청년들은 시험 유출이 반복돼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고, 가장 큰 피해를 본 수험생들이 존중받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진압 과정에서는 경찰이 명찰을 떼고 학생들을 폭행했으며 여성 참가자 성추행 주장과 유통기한이 지난 최루가스 사용 문제도 제기됐다.
분노의 배경에는 교육계 부패와 취업난, 사법부와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겹쳐 있었다. 비싼 사교육과 대학 등록금을 감당해도 양질의 일자리를 얻기 어렵고, 일자리 하나에 지원자가 1만 명을 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청년들의 현실 인식이다. MBA 졸업자가 택시 운전으로 생계를 잇는 상황까지 거론되면서, 불만은 단순한 일자리 부족보다 노력에 따른 평가와 공정 경쟁이 무너졌다는 절망감으로 모였다.
흩어진 참가자들을 연결한 수단은 인스타그램과 엑스, 틱톡이었다. 청년들은 정부와 기성 언론이 자신들의 문제를 충분히 다루지 않는다고 판단해 밈과 짧은 영상으로 집회 소식을 직접 확산했고, 현장에 갈 수 없는 해외 체류자도 지지 메시지를 올렸다. 교육장관 사퇴를 지켜본 참가자들은 연대가 실제 정치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으며, 시민이 권력에 질문하고 비판하는 공간으로서 민주주의의 의미를 확인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