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청년 결집시킨 ‘가상 정당’의 힘
핵심 요약
인도 20대 청년들이 가상 정당 CJP를 매개로 대규모 시위에 나섰다. 시험 문제 유출에서 시작된 분노는 교육 부패와 취업난, 사법 불신으로 확산했다. 소셜미디어 연대와 교육장관 사퇴는 정치 변화의 가능성을 체감하게 했다.
인도 전역에서 수만 명이 참여한 바퀴벌레국민당(CJP) 시위의 중심에는 20대 청년들이 있었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만난 참가자와 지지자 6명은 모두 소셜미디어에서 CJP를 처음 알았으며, 상당수에게 이번 집회는 사실상 첫 정치 참여였다. 이들은 대법원장이 청년들을 바퀴벌레라고 부른 데 맞서 그 이름을 연대의 상징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시위의 직접적인 계기는 지난 4월 의과대학 입학 자격시험인 NEET의 문제 유출 사태였다. 뉴델리와 나그푸르 집회에 나온 청년들은 시험 유출이 반복돼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고, 피해 학생들이 방치됐다는 점에 분노했다. 경찰이 명찰을 뗀 채 학생들을 폭행하고 여성 참가자를 성추행했다는 주장도 제기됐으며, 유통기한이 지난 최루가스가 사용됐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분노의 배경에는 교육계 부패와 취업난, 사법부와 정치권을 향한 불신이 겹쳐 있었다. 참가자들은 비싼 사교육과 등록금을 감당해도 좋은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고, 한 자리에 1만 명 넘게 지원하는 사례도 흔하다고 말했다. MBA 졸업자가 택시를 모는 현실과 해외 취업을 고려하는 청년들의 선택은 일자리 부족뿐 아니라 노력한 만큼 평가받는 공정한 경쟁이 무너졌다는 절망감을 드러냈다.
흩어진 청년들은 인스타그램과 엑스, 틱톡에서 시위 정보를 나누고 밈과 짧은 영상으로 사회 문제를 알렸다. 영국에 머무는 지지자들도 현장 진압 영상을 공유하며 연대에 동참했다. 참가자들은 교육장관의 사퇴를 지켜보며 집단행동이 실제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CJP의 등장은 시민이 질문하고 권력을 비판하는 공간으로서 민주주의를 체감한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