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윤석열 방어권 권고 폐기 논의 무산
핵심 요약
윤석열 전 대통령 방어권 보장 권고 폐기안의 상정이 보류되면서 인권위 전원위원회가 파행했다. 여권 추천 위원들은 독단적 운영이라며 퇴장했고, 야권 추천 위원들은 안건 적격성 검토가 우선이라고 맞섰다. 인권위는 개인정보 보호 인력 증원 직제 개정안도 의결하지 못한 채 회의를 마쳤다.
국가인권위원회가 13일 서울 중구에서 제14차 임시 전원위원회를 열었으나, 지난해 의결한 윤석열 전 대통령 방어권 보장 권고의 폐기·사과 안건을 둘러싼 충돌 끝에 파행했다. 안창호 위원장이 안건 적격성 검토를 이유로 상정을 보류하자 여권 추천 위원들이 독단적인 회의 운영이라고 반발하며 퇴장했고, 공식 안건도 의결하지 못했다.
여권 추천 위원 6명은 지난 10일자로 전원위를 열어 폐기안을 다뤄 달라고 요구했다. 안 위원장은 적법한 절차로 확정된 결정을 파기하거나 변경한 전례가 없고 파급효과도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휴가철에는 심도 있는 논의가 어렵다며 11일부터 19일까지 참석 가능한 날짜를 확인했다고 설명했지만, 조숙현 상임위원은 관련 연락을 받지 못했고 상정 요구가 위원장의 판단으로 거듭 미뤄졌다고 반박했다.
소라미 위원은 헌법재판소와 법원의 결정으로 계엄의 사법심사 가능성 등 기존 의결의 전제가 달라진 만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석훈 위원은 상정 권한이 위원장에게 있으므로 적격성부터 논의해야 한다고 맞섰다. 김용직 위원은 기관 명의로 과거 의결을 폐기하고 사과하면 구성이나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결정을 뒤집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고, 조 위원은 개인이 아니라 기관 이름으로 사과해야 한다며 독일 정부의 나치 범죄 사과를 사례로 들었다.
안 위원장은 폐기안 처리 시점을 확답해 달라는 요구에 오는 24일 정기 전원위 논의를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후 오영근 상임위원이 회의 진행과 상정 거부에 모욕감과 수치심을 느낀다며 퇴장했고 이숙진·조숙현 위원도 이석했다. 안 위원장과 야권 추천 위원들은 의사정족수 규정이 없어 회의를 계속할 수 있다고 봤지만, 기획재정담당관은 개최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결국 21일 차관회의 상정을 앞둔 공공부문 개인정보 보호 전담 인력 증원 직제 개정안도 의결정족수 미달로 표결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