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공항 장기 체류 아동 보호책 권고
핵심 요약
인권위가 인천공항에서 1년 넘게 생활한 말리 출신 10세 아동의 보호 방안 마련을 법무부에 권고했다. 시설과 건강 관리 상태를 근거로 가족에 대한 비인도적 처우나 아버지에 대한 인권 침해는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책임 없는 아동의 교육권과 발달권 침해를 줄일 대체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난민 인정을 신청한 뒤 인천국제공항 출국 대기실에서 1년 넘게 생활하고 있는 말리 출신 A군(10)의 교육권과 발달권을 보장할 보호 방안을 마련하라고 법무부 장관에게 권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출입국 관리 목적을 유지하더라도 아동의 기본권 침해를 줄일 수 있는 대체 방안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A군은 아버지와 함께 난민 인정 절차를 밟았지만 법무부에서 심사에 회부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받은 뒤 공항 출국 대기실에 머물러 왔다. 가족은 이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에서 패소했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별다른 대안 없이 난민 가족을 공항에 장기간 체류시키는 조치가 존엄성을 훼손하는 비인도적 처우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인권위 침해구제제2위원회는 출국 대기 공간의 여건과 건강 관리 이력을 검토한 결과, A군 가족이 비인도적인 처우를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해당 공간에는 세탁과 냉난방, 샤워를 위한 시설이 마련돼 있었으며 가족은 정기적으로 건강검진도 받았다. 법무부는 A군의 아버지가 신청 과정에서 한국에서 아들을 교육하기 위해 일자리를 구해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진술해 명백한 난민 사유가 없는 경우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이런 사정을 종합해 A군 아버지에게 인권 침해나 차별 행위가 발생한 것은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다만 장기간 공항에 머무는 상황에 책임이 없는 10세 아동에게까지 그에 따른 불이익을 부담시키는 것은 별도로 살펴야 한다고 봤다. 이에 출입국 관리의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에서도 A군이 아동으로서 누려야 할 교육과 발달 관련 기본권의 침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보호 조치를 강구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