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세우타 사태에 스페인 한정 솅겐 중단 결정
핵심 요약
이탈리아가 세우타 이주민 난입에 대응해 스페인에 한해 솅겐 조약 적용을 중단하고 해상·항공 국경을 폐쇄한다. 프랑스와의 육상 국경 검문도 강화하며, 멜로니 총리는 국경 안보를 위한 특별 조치를 예고했다. 스페인 정부는 이탈리아 대사를 불러 항의하는 등 외교적 갈등이 표면화됐다.
이탈리아 정부가 스페인령 세우타에서 발생한 대규모 이주민 난입 사태에 대응해 유럽연합(EU)의 솅겐 조약 적용을 스페인에 한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탈리아 내무부는 3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스페인과의 해상 및 항공 국경을 폐쇄한다고 밝혔으며, 이는 솅겐 조약의 자유로운 이동 원칙을 스페인에 대해서만 적용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번 조치로 양국을 오가는 항공기와 선박 이용객들은 더욱 강화된 출입국 절차를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는 스페인과 육로 국경을 직접 맞대고 있지 않지만, 프랑스와 맞닿은 육상 국경의 검문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는 스페인으로 진입한 이주민들이 프랑스를 거쳐 이탈리아로 유입될 가능성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를 통해 세우타 상황을 우려하며 국경과 시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특별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고, 여기에는 스페인에 대한 솅겐 체제 적용 중단 방안도 포함된다고 전했다.
북아프리카 모로코와 국경을 접한 스페인 자치도시 세우타에는 최근 며칠 새 수만 명의 이주민이 한꺼번에 몰려들며 큰 혼란이 빚어졌다. 모로코에 있던 이주민들은 철책을 넘거나 바다를 헤엄쳐 국경을 넘었고, 인파가 갑자기 몰리면서 인명 피해도 잇따랐다. 세우타 특별자치시 후안 헤수스 비바스 수반은 이날 오전 이주민 수를 6만 명, 사망자를 34명으로 추산했는데, 이는 이 도시 인구(8만 5천 명)의 70%가 넘는 규모다.
이번 조치를 두고 외교적 긴장도 커지고 있다.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전날 스페인과의 솅겐 조약 폐쇄에 찬성한다고 밝혔고, 이에 스페인 정부는 마드리드 주재 이탈리아 대사를 불러 항의했다. 멜로니 총리는 세우타 상황이 통제되지 않은 불법 이민이 유럽 국경 안보에 실질적인 위협이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세우타는 아프리카 대륙과 육상 국경을 맞대고 있어 유럽 진입을 노리는 이주민들의 집단 월경 시도가 잦은 지역으로, 이번 사태를 계기로 EU 내부의 국경 관리 정책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