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의 감정 철학, 영어 완역본으로 세계 독자 만난다
핵심 요약
성균관대 연구진이 성호 이익의 ‘사칠신편’을 영어로 완역해 출간했다. 번역서는 옥스퍼드대 출판부의 철학사 전문 총서에 포함됐다. 한문 원문 번역과 종합 해설을 통해 조선 유학의 감정 이론을 세계 독자에게 소개한다.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 연구진이 조선 유학자 성호 이익의 저술인 ‘사칠신편(四七新編)’을 영어로 완역해 12일 출간했다. 번역서는 옥스퍼드대학교 출판부가 영국철학사학회의 후원을 받아 펴내는 철학사 전문 총서 ‘철학사의 새로운 문헌(New Texts in the History of Philosophy)’ 시리즈에 포함됐다.
이번 출간은 연구진이 교육부와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2022년 9월부터 약 3년간 수행한 ‘한국학술번역사업’의 성과다. 연구진은 원전 번역을 마친 뒤 1년 만에 출판까지 마무리했다. 영문판에는 한문 원문의 번역과 상세한 설명, 이익의 사상과 당시 시대 배경을 풀어낸 종합 해설을 함께 실었다. 중·고등학생과 철학 입문자도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사칠신편’은 조선시대 철학의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인 사단칠정론을 이익이 정리한 책이다. 사단칠정론은 인간을 선한 행동으로 이끄는 도덕적 마음인 사단과 기쁨·슬픔·분노 등 일반적 감정인 칠정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탐구한다. 이익은 이 저술에서 인간 감정이 작동하는 원리를 분석하고, 감정이 도덕적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뤘다.
출간 심사에 참여한 해외 연구자들은 한국 철학의 오랜 논의에서 돋보이는 저술이라는 점과 번역의 정확성·가독성을 높게 평가했다. 연구책임자인 백영선 성균관대 교수는 이번 작업이 고전을 외국어로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이익의 철학을 세계 독자에게 공통의 언어로 소개한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조선 유학의 감정 이론이 세계 철학계의 여러 논의에 기여하고 한국 철학의 연구 범위를 넓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