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알라, 페굴라 꺾고 필리핀 테니스 새 역사
핵심 요약
알렉산드라 이알라가 제시카 페굴라를 꺾고 필리핀 최초의 투어 단식 챔피언이 됐다. 폭우로 이틀간 이어진 결승에서 아홉 게임을 연속으로 따내며 역전승을 완성했다. 필리핀 관중의 뜨거운 응원 속에 매니 파키아오도 새로운 챔피언의 탄생을 축하했다.

세계 20위 알렉산드라 이알라가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워싱턴오픈 단식 결승에서 세계 3위 제시카 페굴라를 2-1(4-6 6-4 6-0)로 꺾었다. 필리핀 선수가 남녀를 통틀어 투어 단식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총상금 163만7천982달러가 걸린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이알라는 우승 상금 25만2천달러(약 3억5천만원)를 받았다.
결승은 폭우로 중단되면서 이틀에 걸쳐 치러졌다. 첫날 경기가 멈췄을 당시 이알라는 1세트를 내준 뒤 2세트에서 2-1로 앞서 있었다. 재개된 경기에서는 2세트 3-4로 밀린 시점부터 아홉 게임을 내리 따내며 흐름을 뒤집었고, 마지막 세트를 한 게임도 내주지 않는 6-0으로 끝냈다. 홈 코트에서 뛴 페굴라를 비롯해 상위 시드 네 명을 연달아 제압한 끝에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2020년 프로 무대에 뛰어든 21세 이알라는 우승이 확정되자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코트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이후 페굴라와 포옹하고 일어나 환호했다. 이알라는 긴장감에 정신이 아득할 정도였고 여러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왔다고 돌아봤다. 대회를 시작할 때만 해도 자신이 트로피를 들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관중석에는 경기 내내 필리핀 국기가 물결쳤고, 현지 선수 페굴라보다 이알라를 향한 응원이 더 크게 울렸다. 페굴라도 자신에게는 힘든 상황이었지만 즐겁고 대단한 분위기였다고 인정했다. 프로 복싱에서 8체급을 석권한 필리핀의 스포츠 스타 매니 파키아오는 SNS를 통해 이번 역전승이 필리핀인의 심장을 보여줬다며 이알라를 새로운 챔피언으로 불렀다. 남자 단식에서는 세계 8위 테일러 프리츠가 15위 라파엘 호다르를 2-0(7-6<7-2> 6-4)으로 꺾고 통산 11번째 투어 우승을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