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통항에 6개 선결 조건 제시
핵심 요약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의 전제로 전쟁 배상과 미군 철수 등 6개 조건을 내걸었다. 오만과의 임시 항로 합의는 최종 단계에 접근했지만 전면 재개방 협상과는 분리됐다. 미국의 전략 무기 재고 부족 논란이 이어지면서 협상력 약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전면 재개방 조건으로 전쟁 피해 배상과 역내 미군 철수 등 6개 요구를 미국에 제시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8일 현지시간 오만과 새로운 임시 항로에 관한 최종 합의가 임박했다고 밝혔지만, 이 협의는 해협 재개방과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이란혁명수비대도 전면적인 통항 재개 여부는 미국의 조건 수용에 달렸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이 공개한 조건에는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 종료, 경제 제재 해제, 동결 자산 반환, 전쟁 피해 배상이 포함됐다. 이란과 역내 동맹 세력에 대한 위협 및 공격을 중단하고 이란 주변 지역에서 미군을 철수하라는 요구도 담겼다. 미국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협상을 이어가고 있으며, J D 밴스 부통령은 최근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요구는 지난 6월 체결된 뒤 양측의 무력 충돌로 파기된 종전 양해각서의 내용과 거의 같다. 당시에는 핵 프로그램을 비롯한 여러 현안을 다루는 포괄 협상의 조건이었지만, 이란은 이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라는 단일 사안의 전제로 다시 제시했다. 제재 문제에는 협상 여지가 있을 수 있으나 전쟁 배상과 미군 철수는 미국이 수용하기 어려운 사안이어서 합의 과정의 난항이 예상된다.
미국의 핵심 전략 무기 재고 논란도 협상 변수로 떠올랐다. 이란과의 전쟁에서 사드 요격 미사일과 공격용 장거리 미사일 등이 위험 수준까지 소진됐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정보 유출자 색출을 지시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 5일 방산업체들에 납품 일정 단축과 생산량 확대 계획을 3주 안에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미군의 패트리엇 미사일은 1700발 미만이며 현재 속도로 재고를 채우는 데 2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