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통제로 대미 압박 전환
핵심 요약
이란은 핵 프로그램보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대미 대응의 우선순위로 삼고 있다. 미국은 해협 강제 개방 과정에서 대규모 인명 피해와 중동 기지 공격을 우려하고 있다. 비핵화 진전 없이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외교적 선택지가 좁아졌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6개월째로 접어든 가운데, 미 정보당국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 고도화보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전략적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고 판단했다. 미국이 무력으로 해협 장악에 나설 수는 있지만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고, 미군의 대규모 인명 피해까지 감수해야 한다는 분석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됐다.
해협을 강제로 개방하는 작전이 시작되면 이란은 미군 함정을 겨냥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강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미 해군이 해협을 통제하고 이란의 기뢰도 모두 제거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란과 오만은 미국을 배제한 관리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전쟁 전 자유로운 항행이 이뤄졌던 해협은 현재 이란의 대미 협상 지렛대로 바뀌었다.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11일 중국 대사와 만나 미군 철수와 제재 해제, 동결 자금 반환을 해협 개방 조건으로 재확인했다. 침략전쟁에 대한 사과와 배상도 요구했다. 미국이 이란 군사시설을 대규모로 공습하면 혁명수비대의 반격으로 중동 주둔 미군 기지가 다시 위험에 놓일 수 있다. 지난달 요르단의 미군기지는 이란의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제대로 막지 못해 미군 3명이 전사했다.
미군은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을 요격할 방어용 미사일이 줄어 대규모 공습을 주저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의 명분으로 내세운 이란 비핵화에서 진전을 이루지 못한 채 핵시설을 파괴했다는 주장만 유지하고 있다. 조기에 철군하면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을 수 있고, 전쟁을 끝내더라도 호르무즈 통제권을 앞세운 이란의 압박이 이어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전쟁을 체스 게임에 비유하며 장기적인 경제 압박을 시사했지만, 오랜 제재를 견딘 이란 정권의 굴복 여부는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