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안보사령탑에 혁명수비대 거물 레자이
핵심 요약
이란이 전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모흐센 레자이를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에 임명했다. 레자이는 이란·이라크 전쟁 지휘관과 경제 담당 부통령을 거친 군·정계 원로다. 이번 인사는 기존 안보 엘리트와 혁명수비대의 정책 영향력을 강화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이란 최상위 안보기구인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에 모흐센 레자이(71) 전 이란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이 임명됐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9일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가 새 직책을 맡게 되면서 레자이를 후임으로 지명했다.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도 같은 날 레자이를 회의 내 최고지도자 대표로 임명하고, 졸가드르를 자신의 정치고문으로 옮겼다.
레자이는 1981년부터 1997년까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을 지냈으며, 1980∼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핵심 군 지휘관으로 활동했다. 에브라힘 라이시 행정부에서는 경제 담당 부통령을 맡았고, 모즈타바가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뒤에는 군사고문으로 기용됐다. 그는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 추모 행사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원자폭탄 수십 개보다 중요한 전략적 통로로 규정하며 이란이 이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1989년 헌법 개정으로 설치된 최고국가안보회의는 최고지도자가 정한 정책 범위에서 국방·안보 정책을 수립하고 정치·정보·사회·문화·경제 분야를 안보 정책에 맞춰 조정하는 기구다. 대통령이 의장을 맡으며, 사무총장은 최고지도자의 승인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통상 최고지도자가 지명한 대표 두 명 중 한 명이 사무총장을 맡는다. 레자이의 전임자인 졸가드르 역시 혁명수비대 부사령관 출신이지만 정치·군사적 영향력은 레자이보다 제한적인 인물로 평가돼 왔다.
이번 인사는 젊은 세대로의 권력 이양보다 기존 안보 엘리트와 혁명수비대의 영향력 강화를 보여주는 조치로 해석된다. 레자이의 기용이 미국과의 협상 및 지난 6월 체결된 휴전 합의를 옹호해 온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의장을 견제하려는 포석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강경파 성직자 모하마드 바게르 하라지는 모즈타바가 대통령을 견제하고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의 협상 개입을 막았다고 주장했지만, 최고지도자실과 대통령실은 이를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