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아틀레티코 전방 지휘자로 첫 시험
핵심 요약
이강인이 아틀레티코 데뷔전에서 그리즈만이 맡았던 섀도 스트라이커로 출전했다. 탈압박과 왼발 킥은 돋보였지만 공을 받는 움직임과 등진 상황의 볼 처리는 과제로 남았다. 중앙 공격 역할에 적응하면 소속팀과 한국 대표팀의 전술 활용 폭이 넓어질 수 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합류한 이강인이 데뷔전에서 투톱의 한 축인 섀도 스트라이커로 출전했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올랜도시티로 떠난 앙투안 그리즈만이 맡았던 자리에 이강인을 배치해 공격 전개의 중심 역할을 시험했다. 아틀레티코가 이강인 영입에 4000만유로, 약 691억원을 투자한 가운데 첫 활용법으로 중앙 공격 지역을 선택했다는 점이 두드러졌다.
이강인은 전방을 자유롭게 오가며 탈압박과 연계 능력을 드러냈고, 날카로운 왼발 킥으로 공격에 활기를 더했다. 후반 30분에는 컷백에 이은 슈팅으로 득점에 가까운 장면도 만들었다. 다만 공을 받기 위한 움직임과 등을 진 상황에서의 볼 처리는 개선 과제로 남았다. 상대 골문을 바라볼 때는 장점을 살렸지만, 공을 지키려는 동작이 길어지면서 공격 속도가 늦어지는 모습도 나왔다. 합류 후 훈련량이 충분하지 않았던 만큼 경기 감각과 신체 리듬을 끌어올릴 시간이 필요한 상태다.
전통적인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발한 이강인은 마요르카에서 섀도 스트라이커와 윙어로 활동 범위를 넓혔다. 파리생제르맹에서는 제로톱과 메짤라뿐 아니라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맡으며 여러 자리를 소화하는 자원으로 평가받았다. 더 많은 출전 시간을 원한 이강인은 오랫동안 영입을 추진한 아틀레티코를 선택했다. 그리즈만은 시메오네 체제에서 왼쪽 윙어에서 섀도 스트라이커로 변신한 뒤 아틀레티코에서 212골과 101도움을 기록했다.
두 선수의 특성은 같지 않다. 그리즈만은 뛰어난 오프더볼 움직임과 활동량, 수비 가담을 갖춘 공격수 성향이 강한 반면 이강인은 공을 소유한 상황의 기술과 동료와의 연계에 강점을 지닌 미드필더에 가깝다. 시메오네 감독의 과제는 기존 역할을 그대로 복제하는 데 있지 않고 이강인의 장점을 중앙 공격 구조에 맞게 살리는 데 있다. 대표팀에서 주로 오른쪽 날개로 뛰었던 이강인이 소속팀에서 중앙 역할을 익히고 공격 작업에 더 폭넓게 관여한다면, 한국 대표팀의 전술 선택에도 새로운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