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괴롭힘 신고 급증…정부, 저연차 간호사 점검 추진
핵심 요약
의료기관 직장 내 괴롭힘 신고는 지난해 1412건으로 5년 새 약 3.3배 늘었다. 정부와 병원·간호계는 실태조사, 근로감독 연계, 저연차 간호사 특별진단을 추진한다.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과 재정 문제를 함께 풀어야 대책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의료기관 내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5년 사이 3배 이상 늘어난 가운데 정부와 병원·간호계가 근절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해 의료기관 관련 신고는 1412건으로 하루 평균 약 4건이 접수됐다.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는 인천 인하대병원에서 병원협회와 간호협회 등과 안전한 병원 일터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실태 파악과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전북 군산의 한 병원에서 일했던 방사선사 김소희 씨(가명·27)는 입사 두 달 만인 올해 5월 퇴사했다. 출근 한 시간 전 청소를 하는 등 본업 외 업무를 맡았고, 양치질이나 화장실 이용에도 선임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고 호소했다. 옷차림 기준을 어기면 비난과 조롱을 받았으며 임신 가능성을 겨냥한 성희롱성 발언도 들었다. 김 씨는 지방고용노동청에 직장 내 괴롭힘 진정을 냈다.
신고는 2020년 431건에서 2021년 610건, 2022년 731건, 2023년 765건, 2024년 1128건으로 계속 증가했다. 올해 1∼3월에도 283건이 접수됐다. 올해 5월에는 입사 3개월 차 간호사가 수간호사의 폭언과 CCTV를 통한 근무 감시 피해를 호소했고, 일부 수술실 간호사는 퇴사를 종용하며 괴롭힘을 이어가겠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 경기 광주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던 고 강수빈 씨(27)는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다 6월 숨졌다.
협약 기관은 직장 내 괴롭힘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개선을 거부하는 병원을 근로감독으로 연계할 계획이다. 피해가 집중되는 3년 차 미만 간호사를 대상으로 위험 요인을 살피는 특별진단도 추진한다. 선배 간호사가 신임 간호사를 괴롭히며 교육하는 문화를 뜻하는 ‘태움’의 배경으로 지목된 과도한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동시간 단축 지원도 대학병원 간호사 등으로 넓힌다. 현장에서는 간호 인력 확충과 병원 재정 지원, 독립된 신고·상담 창구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