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문석, 긴 무명 딛고 ‘호프’ 양배로 주목
핵심 요약
음문석이 영화 ‘호프’의 목수 양배 역과 독특한 연기로 주목받았다. 댄서를 꿈꾸던 무명 시절에는 한 해 320∼330일을 라면과 김치로 버텼다. 신인상 수상을 지켜본 아버지와의 마지막 기억을 되새기며 눈물을 보였다.
영화 ‘호프’에서 사건의 출발점이 되는 목수 양배를 연기한 배우 음문석(44)이 오랜 무명 생활과 가족사를 공개했다. 독특한 ‘하관 연기’로 주목받은 그는 5일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쏟아지는 호평이 과대평가처럼 느껴져 무섭다며 자신은 그만큼 잘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출연 소식에 가족들은 ‘가족의 영광’이라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의 이름을 빗댄 ‘젠슨 음’이라는 별명도 붙였다.
1982년 충남 아산에서 석재 일을 하던 아버지와 보험 영업을 하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음문석은 댄서의 꿈을 품고 16살에 서울로 올라왔다. 거처가 없어 연습실에서 생활했고, 새벽에 가수들이 연습하러 오면 지하철역에서 잠시 잠을 청했다. 하루 종일 방송 무대에 서도 수입은 5천원 남짓이었다. 1년 중 320∼330일을 고향에서 가져온 김치와 라면으로 버티면서 혀가 갈라지고 눈이 떨렸으며, 20대까지 피부에 버짐이 생길 정도로 생활이 고단했다.
2005년 가수로 데뷔한 뒤에도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30대 초반 출연한 댄스 경연 프로그램에서는 7주 동안 하루 30분만 자며 연습했고, 양쪽 어깨 인대가 손상돼 방송이 끝난 뒤에도 3년간 치료를 받았다.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다시 대중의 기억에서 멀어졌다. 춤을 출 때 표정을 더 잘 짓기 위해 시작한 연기가 새로운 길을 열었다. 2017년 영화 ‘공조’로 배우 활동을 시작했고, 2019년 SBS 드라마 ‘열혈사제’의 단발머리 조직폭력배 장룡 역으로 이름을 알렸다.
같은 해 SBS ‘연기대상’에서 남자 신인상을 받은 순간에는 폐암으로 투병하던 아버지가 현장을 지켜봤다. 아버지는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뜻을 아들에게 전했고, 음문석은 ‘열혈사제’ 출연료로 가족과 사이판 첫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아버지는 2022년 임종 직전 진통제로 의식이 흐린 상황에서도 아들을 정확히 바라본 뒤 세 차례 호흡하고 숨을 거뒀다. 음문석은 어머니와 누나를 대신 보살피겠다고 아버지 귀에 약속했던 기억과 하늘에서 자신을 장하게 여길 것이라는 마음을 밝히며 눈물을 흘렸다. ‘호프’는 방송 당일 누적 관객 426만명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