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출 축소에 인터넷 주담대 선착순 경쟁
핵심 요약
시중은행의 주담대 제한이 확대되면서 카카오뱅크 접수가 10분 이내 마감되고 있다. 잔금일이 임박한 신축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도 상담과 한도 확보를 위한 선착순 경쟁에 내몰렸다. 금융당국은 일부 잔금대출을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제한이 잇따르면서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신청자가 몰리고 있다. 11일 금융권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오전 6시에 주담대 접수를 시작한 뒤 10분도 지나지 않아 하루 한도가 소진되는 상황이 이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접수 10분 전 정보를 입력하고 초 단위 시계를 보며 정각에 신청해야 한다는 성공 경험과 신청 요령도 확산하고 있다.
대출 쏠림은 주요 시중은행의 취급 축소와 맞물렸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의 최대 한도를 6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췄고, 하나은행은 지난 7일부터 비대면 주담대 신규 취급을 한시 중단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대출 모집인을 통한 신규 주담대 접수를 멈췄다. 우리은행은 영업점별 월간 한도를 30억원에서 10억원으로 줄였으며 NH농협은행도 모집인 채널을 제한했다. 5대 시중은행은 모두 모기지 보험 가입을 제한해 대출 가능 금액을 축소했다.
대출 창구가 남아 있는 인터넷은행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 속에서 이미 주택 계약을 마친 실수요자의 부담이 특히 커졌다. 신축 아파트 입주 예정자는 잔금일이 임박해 금리와 한도를 비교하기보다 대출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다음 달 입주 예정인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방배에는 KB국민·신한·하나은행이 각각 1000억원 규모의 잔금대출 한도를 우선 배정했지만, 상담과 접수가 문자 예약 순서로 진행돼 예비 입주자들이 선착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쟁에서 밀리면 상담조차 받기 어려운 데다 배정 한도도 전체 수요에 부족하다는 불안이 번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잔금대출을 중심으로 자금 마련에 차질을 겪는 실수요자를 위한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분양계약을 체결한 입주 예정자의 잔금대출 등 일부 집단대출을 은행 가계대출 총량 관리의 예외로 인정하는 방안이 논의 대상이다. 다만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 자체가 완화되는 것은 아니어서 신규 주담대의 선착순 경쟁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은행이 새로 확보한 대출 여력을 잔금대출에 먼저 배분하면 일반 주담대 공급 여력은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