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출 문턱에 저축은행으로 몰린 차주
핵심 요약
은행권 대출 규제 강화로 차주들의 저축은행 이동이 늘고 있다. 저축은행 중금리 대출은 상반기 49만1000건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높은 이자 부담은 연체와 개인파산, 불법 사금융 이용 위험을 키울 수 있다.
정부가 가계부채 억제를 위해 은행권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저축은행에서 자금을 구하는 차주가 늘고 있다. 저·중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 대출의 연이율은 9.7~16.2%로, 비슷한 조건의 시중은행 평균 금리보다 약 2~3배 높다. 대출 접근성이 낮아진 가계가 더 큰 이자 부담을 감수하는 흐름이 뚜렷해진 것이다.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이 취급한 중금리 대출은 49만1000건을 넘어섰다. 지난해 하반기보다 14%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로,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연간 취급 건수가 처음으로 100만 건에 이를 수 있다. 신용점수 800점 이상 차주에게 실행된 중금리 대출도 2분기에 4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해 비교적 신용도가 높은 차주까지 비은행권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가계 자금 공급의 중심이었던 시중은행은 대출 한도와 이용 경로를 잇달아 축소했다. KB국민은행은 7월 전국 개인 차주의 주택담보대출 최대 한도를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절반 낮췄다. 하나은행을 비롯한 주요 은행도 신규 차주의 온라인 대출 창구를 제한했다. 같은 달 신용점수 900점대 차주가 비은행 금융회사를 상대로 대출 한도를 조회한 건수는 151만 건으로, 한 달 전보다 2만8573건 늘었다.
고금리 신용으로의 이동은 취약 가계가 원리금을 갚을 여력을 더 줄여 연체와 개인파산 위험을 키울 수 있다.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난 차주가 불법 사금융으로 향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중대형 저축은행의 무담보대출 연체율은 1분기 6.93%로 집계돼 지난해 말보다 약 0.5%포인트 상승했다. 대출 규제의 파급이 차주의 조달 비용과 건전성 악화로 이어지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