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ETF 신탁 64조원 정조준…수수료 체계 도마
핵심 요약
금융감독원이 6개 은행의 ETF 신탁 판매 절차와 수수료 구조를 순차적으로 점검한다. 단기 거래가 94.6%를 차지했지만 선취 수수료 상품 비중은 91.7%, 실제 수수료는 3948억원에 달했다. 불완전판매가 확인되면 은행권의 자산관리 영업과 비이자이익 확대 전략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금융감독원이 은행권의 ETF 신탁 판매 과정과 수수료 구조를 집중 점검한다. 10일 KB국민·우리·NH농협은행을 시작으로 신한·하나·SC제일은행까지 순차적으로 검사 대상에 포함됐다. 점검의 초점은 상품 설명과 투자자 적합성 확인을 비롯한 판매 절차의 적정성에 맞춰졌다. 불완전판매 정황이 확인되면 자산관리 부문을 앞세워 비이자이익을 늘려온 은행들의 영업 전략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 5월까지 6개 주요 은행이 판매한 ETF 신탁은 64조원, 103만건으로 집계됐고 평균 보유기간은 42일이었다. 전체 거래의 94.6%가 6개월 미만이었지만 판매 상품의 91.7%에는 가입할 때 약 1%를 한 번에 내는 선취 수수료가 적용됐다. 투자기간에 적합한 수수료 체계를 선택했을 때 예상되는 신탁수수료는 545억원이지만, 은행이 실제로 받은 금액은 3948억원으로 7배를 넘었다.
은행의 ETF 신탁은 투자자가 운용 대상과 방법을 지정하면 은행이 신탁재산으로 ETF를 매수하는 구조다. 증권사를 통한 직접 거래와 달리 실시간 매매와 가격 지정이 제한되고 신탁수수료와 중도해지수수료도 발생한다. 연 1% 안팎을 보유기간에 따라 계산하는 후취 방식과 비교하면 선취 방식은 단기 투자자에게 불리하다. 목표수익률을 5% 이하로 정한 계좌도 58.1%에 달해 잦은 매매와 수수료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말 소비자경보를 발령한 뒤 10여일 만에 현장 점검에 착수했다. 4월에는 주요 은행 부행장들을 불러 ETF와 지수연동예금의 선정·판매·사후관리 전 과정에서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도록 요구했다. 은행권은 증시 상승기에 목표 수익률을 빠르게 달성한 목표지정형 상품의 조기 해지와 재가입이 반복되면서 단기 거래와 선취 수수료 비중이 높아진 측면이 있다고 보고 있다. 향후 제재와 규제 수위뿐 아니라 영업점 성과지표의 재설정 여부가 자산관리 사업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