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아파트 화재, 전기공사 부실 시공이 원인으로 지목
핵심 요약
은마아파트 화재 원인은 주방 천장 전기배선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추정된다. 인테리어 공사 중 무자격 작업자가 비표준 '꼬임 접속' 방식으로 시공하고, 이후 점검이 누락된 점이 확인됐다. 화재감지기가 작동하지 않아 초기 경보가 지연되며 피해를 키운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여고생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소방 당국이 화재 원인을 '미상'으로 결론 내렸지만 주방 천장 전기배선에서 발화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소방서가 최근 발간한 167쪽 분량의 화재현장 조사서에 따르면, 화재 세대 내부가 플래시오버로 전소되면서 명확한 증거는 소실됐으나 현장 감식과 관계자 진술 등을 종합한 결과 전기적 요인이 화재를 촉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사 결과, 인테리어 공사 과정에서 전기설비기술기준(KEC)을 위반한 시공 정황이 확인됐다. 주방 확장 공사 중 조명 위치를 변경하기 위해 기존 전선을 연장하면서 전용 커넥터 대신 전선을 꼬아 테이프로 감는 '꼬임 접속' 방식이 사용됐으며, 이 작업을 수행한 인력은 전기 관련 자격증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 당국은 이러한 비표준 결선 방식이 접촉저항으로 인한 국부 과열 위험을 초래하고, 시공 중 발생한 단락 사고의 열적 스트레스가 전선 절연 성능을 저하시켜 시간이 지난 뒤 화재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화재 당시 세대 내 화재감지기가 작동하지 않아 초기 경보가 지연된 점도 확인됐다. 최초 경보는 발화 세대가 아닌 옆집 주민이 복도 소화전 발신기를 누르면서 이뤄졌다. 인테리어 업체는 관리사무소에 전기공사 사실을 신고하지 않았고, 공사 후 전기 안전점검이나 감지기 작동 여부 확인도 이뤄지지 않았다. 소방 당국은 조사서에서 세대 내 감지기 미작동이 초기 진압 기회를 상실하게 한 주요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인테리어 공사 과정에서의 전기 안전 관리 부실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전기공사 시 자격을 갖춘 작업자가 기준에 따라 시공하고, 이후 정기적인 점검과 감지기 작동 확인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소방 당국은 유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관련 규정 준수와 점검 의무화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