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 4424가구 이주 예고…세입자 주거비 부담 커진다
핵심 요약
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이 내년 상반기 4424가구 이주를 목표로 세입자 전원에 법적 절차를 예고했다. 이주 지연 시 명도소송과 가처분, 손해배상 및 부당이득 반환 청구가 추진될 수 있다. 주변 전셋값이 5억∼6억 원 높아 세입자 부담과 강남권 전세시장 혼선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이 4424가구의 내년 상반기 이주 개시를 목표로 세입자 전원에게 법적 절차를 예고했다. 대치동 학군과 학원가를 이용하려고 전월세로 거주하는 세입자가 3000여 명에 이르는 가운데, 단기간에 거처를 옮겨야 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거 대책을 둘러싼 불안도 확산하고 있다.
조합이 12일 발송한 이주계획 안내 공문에는 이주개시공고와 동시에 세입자 전체를 상대로 명도소송 등 소송 4종을 먼저 제기하고, 퇴거를 마친 세입자의 소송만 순차적으로 취하한다는 방침이 담겼다. 점유이전금지가처분으로 제3자에게 점유가 넘어가는 것을 막고, 이주 거부가 계속되면 판결을 거쳐 강제집행에 나설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철거나 착공이 늦어질 경우에는 관리비 손실과 조합 금융비용을 산정해 손해배상 및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할 계획이다.
세입자가 이주 과정에서 받을 수 있는 금전 지원은 제한적이다. 재건축사업에는 재개발사업과 달리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주거이전비나 이사비 보상 규정이 없다는 것이 조합의 설명이다. 이주가 시작되면 집주인은 주택임대차보호법에 근거해 계약갱신요구권을 거절할 수 있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가 조합에 반환을 청구하는 절차는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후 별도로 안내될 예정이다.
은마아파트 주변 단지의 전세가격은 현재 은마보다 5억∼6억 원 높아 대체 주거지를 구하는 부담이 크다. 대규모 이주 수요가 인근으로 한꺼번에 이동하면 전셋값이 더 오르고 강남권 전세시장 전반에 혼선이 생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자녀의 대학 진학 전까지 대치동을 떠나기 어렵다는 학부모뿐 아니라, 보유 주택에 임대차 계약이 남아 자가로 들어갈 수 없는 비거주 1주택자도 선택지가 좁다. 일부 세입자는 월세 부담을 늘려서라도 학원가 인근에 남아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