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고 흔들리는 킬러, 안방극장 새 주인공
핵심 요약
최근 드라마의 킬러들이 육아와 직장생활, 감정적 혼란을 겪는 생활인으로 변하고 있다. ‘유부녀 킬러’는 시청률이 7.4%에서 9.4%로 올랐고, ‘킬러들의 쇼핑몰 2’는 지안의 성장과 진만의 감정을 다뤘다. ‘김부장’도 국가 공작원과 평범한 은행원·아버지의 모습을 한 인물에 담았다.
최근 드라마에서 킬러는 임무만 수행하는 냉혈한을 벗어나 육아와 생계, 감정의 혼란을 함께 짊어진 인물로 변하고 있다. MBC ‘유부녀 킬러’의 유보나(공효진)는 법망을 벗어난 극악무도한 범죄자를 단번에 제거해 ‘킹피셔’로 불리는 전설적 킬러다. 그러나 사살 시점을 낮으로 정한 이유는 세 살배기 딸을 데리러 가야 하기 때문이다. 킬러의 비범한 능력과 워킹맘의 일상이 한 인물 안에서 맞물리는 설정이다.
지난달 31일 첫 방송한 동명 웹툰 원작 ‘유부녀 킬러’는 유보나의 일과 삶의 균형 사수기를 그린다. 남편인 언론사 기자 권태성(정준원)과 딸 권율(황봄이)은 그가 선풍기 회사 ‘두루미 전자’의 영업사원인 줄 안다. 실제 회사는 선풍기 업체로 위장한 킬러 조직이다. 직장에서는 카리스마 강한 완벽주의자, 집에서는 평범한 아내로 사는 유보나와 정체를 추적하는 남편의 관계가 극의 긴장을 만든다. 시청률은 첫 회 7.4%에서 지난 8일 9.4%로 올랐다.
지난달 22일 공개된 디즈니플러스 ‘킬러들의 쇼핑몰 2’는 킬러의 감정과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2024년 1월 시즌1 이후 2년 6개월 만에 돌아온 작품은 비밀 무기 쇼핑몰 ‘머더헬프’를 운영한 전직 용병 진만(이동욱)과 조카 지안(김혜준)의 생존기를 잇는다. 섬에 숨어든 지안은 과거의 트라우마로 주변을 경계하지만, 더는 숨지 않기로 하고 훈련을 거쳐 머더헬프 대표로 성장한다. 흔들림 없는 보호자였던 진만도 조카를 향해 미소 짓는 인간적인 면모를 보인다.
지난달 25일 종영한 SBS ‘김부장’도 해결사와 소시민의 얼굴을 한데 배치했다. 김부장(소지섭)은 국가 지시로 북한 고위급 인사를 처단해온 공작원이지만, 일상에서는 은행원이자 고등학교 2학년 딸의 아버지다. 유행하는 티셔츠를 선물해 사춘기 딸과의 서먹한 관계를 풀려 하고 직장 상사의 꾸중에는 풀이 죽는다. 사적 복수의 통쾌함에 육아 불안과 가족 갈등, 직장생활 같은 일상성을 결합하면서 킬러물의 무게를 낮추고 시청자가 공감할 여지를 넓힌 흐름이 세 작품에서 확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