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대, 물가·성장세에 금리 추가 인상 무게
핵심 요약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물가와 성장 흐름을 근거로 금리 인상 기조의 지속 필요성을 제시했다. 환율 하락과 주가 변동성은 금리 결정의 핵심 요소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취약 차주와 부동산 문제에는 재정·금융 및 거시건전성 정책을 통한 대응을 주문했다.
오는 20일 퇴임하는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물가의 상방 압력과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를 근거로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환율이 1500원대에서 1400원대로 내려오고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은 인상 속도를 조절할 여유를 줄 수 있지만, 통화정책 방향을 좌우할 핵심 변수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유 부총재는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동 사태에 따른 비용 압력과 경기 개선에서 비롯된 수요 압력이 물가를 함께 밀어 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2분기 국내총생산과 7월 물가를 보면 성장세가 기존 전망보다 강해졌고 근원물가도 목표 수준을 웃돌고 있어, 향후 근원물가의 지속성과 경제 성장 흐름에 정책 판단의 비중을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5월 통화정책의 긴축 전환 가능성을 내비친 뒤 7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유 부총재도 5월 초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 출장 당시 중동 전쟁의 영향을 들어 인상 필요성을 시사했다. 이번 인상 국면에는 교역 조건 개선에 따른 명목 국내총생산 확대와 경상수지 증가가 동반됐으며, 올해 1~6월 경상수지는 1910억달러로 지난해 연간 1231억달러의 약 1.6배에 이르렀다.
유 부총재는 물가가 안정 범위에 들어와 하향 흐름을 보일 때를 인상 종료 판단 시점으로 제시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처럼 물가가 급등하지는 않더라도 수요 압력으로 목표 수준을 상당 기간 웃돌 수 있다고 봤다.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는 참석하지 않지만 신용카드 사용액과 조사국 전망이 실제 지표에 부합하는지 살펴 의견을 낼 수 있다고 했다. 취약 차주의 부담에는 재정·금융정책으로 선별 대응하고, 부동산 문제에는 거시건전성 정책과 수도권 집중 완화 등을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율은 아직 낮은 수준이 아니지만 경상수지 흑자 확대와 내외금리차 축소 기대, 당국의 안정 의지로 완만한 하락 방향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