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호 현직 감사위원 첫 구속 기소…관저 감사 외압 혐의
핵심 요약
유병호 감사위원이 관저 이전 감사를 축소·은폐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특검은 유 위원이 대통령실과 시공업체에 대한 자료 요구와 대면 조사를 제한했다고 판단했다. 수사는 김건희 여사에게서 대통령실과 감사원으로 청탁이 전달됐는지를 규명하는 단계로 이어지고 있다.
권창영 2차 종합특검이 대통령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대한 감사를 축소·은폐하려 한 혐의로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을 7일 구속 기소했다. 현직 감사위원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첫 사례다. 유 위원에게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가 적용됐다. 특검은 그가 윤석열 정부에서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근무하며 대통령실의 청탁을 받고 감사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판단했다.
유 위원은 대통령비서실에 공문으로 자료를 요구하지 못하게 하고, 대통령실과 공사업체 관계자들을 상대로 한 문답·대면 조사도 제한한 혐의를 받는다. 2023년 3월에는 당시 관저 감사단장인 손모 과장에게 시공업체 21그램을 대면 조사하지 말고 서면으로 조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통령실 자료는 구두로 요청하고 관계자 대면 조사도 자제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린 정황도 확인됐다.
감사원은 2022년 12월 관저 이전 공사 특혜 의혹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공사를 수주한 21그램은 종합건설업 면허가 없어 증축 공사를 수행할 자격이 없었고, 김태영 대표와 김건희 여사의 친분이 알려지며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21그램은 자격 문제가 불거진 뒤 면허를 보유한 원담종합건설을 참여시켜 원담이 공사를 총괄한 것처럼 꾸몄고, 감사원도 이 과정을 대부분 파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관들은 위법성을 인정했으나 감사원은 2024년 9월 공사 수주 경위를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발표했다. 특검은 유 위원이 이 판단을 뒤집었다고 보고 있다.
향후 수사의 핵심은 김 여사가 감사 무마 과정에 관여했는지 확인하는 데 있다. 특검은 김 대표가 김 여사에게 무마를 부탁하고, 김 여사가 대통령실을 거쳐 감사원에 청탁을 전달했을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다. 21그램 직원이 김 대표에게 선임행정관보다 높은 윗선이 있으며 그곳에 이야기해 출석하지 않은 것 아니냐고 말한 녹음도 확보됐다. 김 대표는 녹음의 증거가 맞다면 내용도 맞을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김 여사 관련 혐의에는 답하지 않고 있다. 감사원은 기소 당일 독립성과 공정성·객관성·중립성에 대한 국민의 우려에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