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폭염·산불에 관광업 '비상'…여행사들 '울상'
핵심 요약
유럽 남부 폭염과 산불로 스페인·프랑스 관광업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스페인은 19년 만의 최악의 산불로 10만 명 대피령, 산티아고 순례길 일부 폐쇄 등 피해가 속출했다. 경제적 손실과 관광객 재방문율 감소 우려 속에 국내 여행사들도 유럽 수요 회복을 걱정하고 있다.
올여름 스페인과 프랑스 등 유럽 남부를 덮친 폭염과 대형 산불이 관광 시장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섭씨 40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서 곳곳에서 재난급 산불이 발생해 인명과 재산 피해가 잇따르자, 현지 여행객들은 잿빛 하늘과 매캐한 연기 속에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비싼 유류할증료를 감수하고 성수기 여행을 계획한 이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어지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19년 만에 최악의 산불 피해가 발생했다. 마드리드, 톨레도, 아빌라 등 중부 지역에서 대형 산불이 번지면서 전국적으로 10만 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고, 아빌라에서는 올해 최대 규모의 화재로 농촌 관광단지와 시골 민박, 캠핑장 등이 전면 폐쇄됐다. 산티아고 순례길 일부 구간도 통제되며 관광산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도 에펠탑이 주말 오후 4시에 조기 폐장했고,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미술관이 관람 시간을 줄이는 등 주요 명소들이 잇따라 운영을 축소했다.
이번 재난은 경제적 타격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모건스탠리 등은 폭염과 산불로 인한 노동 생산성 저하와 관광업 피해가 겹치면서 향후 4년 안에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최대 7%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페인 현지 금융기관 연구에서는 극심한 폭염을 겪은 외국인 관광객의 재방문율이 15%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남유럽 휴양지의 구조적 인기 하락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내 여행사들도 긴장하고 있다. 전쟁으로 인한 유류할증료 폭등으로 이미 유럽 상품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폭염과 산불이 수요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건조한 날씨와 강풍으로 산불이 장기화할 수 있다며 대기질 악화를 걱정했고, 다른 관계자는 유류할증료가 다소 떨어져 수요가 늘어나길 기다리는 상황에서 폭염과 산불이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