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폭염, 전력·물류·농업 전반 압박
핵심 요약
유럽의 기록적 폭염과 가뭄이 전력 생산과 수상 물류에 차질을 일으켰다. 헝가리와 슬로베니아 원전은 가동을 멈추거나 출력을 낮췄고 라인강 화물선도 운송량을 줄였다. 알바니아와 그리스의 산불 피해가 확산하고 영국의 곡물 수확 감소도 예상된다.
유럽의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이 전력 생산과 화물 운송, 농업을 동시에 흔들고 있다. 5일 현지시각 오스트리아 바트도이치알텐부르크의 기온은 41.2도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해, 전날 빈 인근에서 관측된 종전 최고 41.0도를 하루 만에 넘어섰다. 프랑스와 스페인에 집중됐던 고온은 중부와 남동부로 번졌고, 이탈리아 주요 도시에는 폭염 적색경보가 내려졌다. 바티칸도 여름 휴식기 뒤 처음 열린 교황 레오의 일반 알현을 성베드로광장이 아닌 실내에서 진행했다.
낮아진 강 수위와 높아진 수온은 원전 냉각을 어렵게 만들었다. 다뉴브강 물을 사용하는 헝가리 유일 원전은 가동을 대부분 중단했고, 정부는 공급 능력이 한계에 가까워지자 기업과 가정에 절전을 요청했다. 슬로베니아의 크르슈코 원전도 사바강 수량 감소와 고수온으로 출력을 전체 용량의 80%로 낮추기로 했다. 이 원전은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에 전력을 공급한다. 몰도바도 최고 38도가 예상되자 저녁 시간대 전력 사용과 물 소비를 줄여 달라고 주민들에게 당부했다.
하천 수량 감소는 유럽의 핵심 물류망인 독일 라인강에도 차질을 일으켰다. 일부 화물 운송이 중단됐으며 운항을 이어가는 선박도 적재량을 크게 줄였다. 라인강은 곡물과 광석, 휘발유 등을 실어 나르는 주요 수로다. 물 부족에 대한 불안도 커졌다. 마이아 산두 몰도바 대통령은 생계와 연결된 채소밭 관수와 잔디밭 관수를 구분해야 한다는 취지로 절수를 강조하며, 수도 키시너우에서 며칠간 단수가 발생하면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덥고 건조한 날씨는 산불과 농작물 피해로도 이어졌다. 알바니아 남부에서는 불길이 번지면서 약 15가구가 가축과 반려동물을 데리고 대피했다. 그리스 아테네 북서쪽에서는 농경지 수천㏊가 산불로 소실됐다. 영국의 올해 곡물 수확량은 관련 기록을 작성하기 시작한 1984년 이후 가장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40도를 넘나드는 고온과 강물 고갈이 이어지면서 유럽 각국은 발전량 축소와 운송 제한, 절전·절수 요청, 산불 및 농업 피해에 동시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