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산불, 히로시마 원폭 29배 에너지 방출…기후변화가 키운 재앙
핵심 요약
유럽 대형 산불이 히로시마 원폭 29개 위력의 에너지를 방출했다. 프랑스와 스페인에서 22만 명 이상 대피하고 수십만 헥타르가 소실됐다. 전문가들은 겨울 폭우와 기록적 폭염이 맞물려 산불 위험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유럽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이 기록적인 에너지를 방출하며 기후변화의 새로운 위험성을 드러내고 있다. 스페인 마드리드 인근 산불은 히로시마 원자폭탄 29개에 맞먹는 에너지를 방출한 것으로 분석됐으며, 프랑스와 스페인에서만 수십만 헥타르의 산림이 소실되고 22만 명 이상이 대피했다.
프랑스 남서부 보르도 인근에서는 10만 에이커(약 404㎢) 이상의 산림이 불에 탔고, 스페인에서는 올해 들어 37만 에이커(약 1497㎢)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 유럽산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스페인에서 올해 산불로 27만5000㏊가 불에 탔는데, 이는 2006년 이후 연평균 6만7000㏊의 4배를 넘는 규모다. 산불은 거대한 화재성 폭풍우인 '파이로큐뮬로님버스(화재 적란운)'를 만들어내며 번개로 추가 확산을 유발했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폭우로 식물이 빠르게 자란 뒤 기록적인 폭염과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가연성 물질이 급증한 것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유럽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는 대륙으로, 현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약 2.5도 상승했다. 같은 기간 지구 평균 상승 폭은 약 1.4도다. 지난 6월 서유럽은 관측 이래 가장 더운 6월을 기록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기온이 40도를 넘었다.
바르셀로나대학교 하비에르 마르틴비데 교수는 "모든 지표가 2026년 여름이 스페인과 프랑스에서 기상 관측 역사상 가장 더운 여름이 될 것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당국은 올해 산불 시즌이 11월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산불 대응이 전환점을 맞고 있지만 앞으로도 복잡한 시간들이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