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가뭄, 농경지 넘어 원전·주택까지 흔들어
핵심 요약
유럽의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이 농작물과 축산 사료 부족을 불러왔다. 프랑스에서는 강 43%가 마르거나 물길이 끊기고 주택과 공공건물에 균열이 발생했다. 냉각수 부족과 수온 상승으로 프랑스와 동유럽 원전 가동이 중단되면서 전력 절감 조치가 확산했다.
유럽을 덮친 폭염과 가뭄이 농업과 전력 공급을 동시에 압박하고 있다. 프랑스 중부의 옥수수밭은 손가락 두 마디가 들어갈 만큼 갈라졌고, 열매도 제대로 맺히지 않거나 말라붙었다. 올해 옥수수 수확량은 사상 최저치로 예상된다. 목초지가 메마른 축산농가들은 겨울용 건초를 앞당겨 쓰고 있으며, 사료가 더 부족해지면 축사 바닥재로 비축한 짚까지 먹여야 할 처지다.
프랑스 최장 하천인 루아르강은 한 달 만에 수량이 절반으로 줄어 곳곳에서 바닥을 드러냈다. 유람선 운항은 평년보다 약 한 달 일찍 중단됐고, 수영이 금지될 정도로 깊고 물살이 세던 구간도 무릎 아래까지 수위가 내려갔다. 프랑스의 3천여 개 강 가운데 1천300개 이상은 완전히 마르거나 물길이 끊겼다. 건천화 비율은 43%이며, 본토 96개 데파르트망 중 67곳의 일부 지역에 최고 수준인 위기 경보가 내려졌다.
가뭄 피해는 건물과 발전시설로 번지고 있다. 진흙 성분이 많은 지반은 땅속 수분이 사라지면서 수축했고, 프랑스 중부 일부 마을에서는 주택과 시청 건물에 균열이 생겼다. 강물의 양이 줄고 40도를 넘는 폭염으로 수온까지 오르면서 원전 냉각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프랑스는 원전 두 곳의 가동을 멈췄고 여러 시설의 출력을 낮춰, 원전 발전 감축량이 사상 최대 수준에 이르렀다.
다뉴브강에 냉각수를 의존하는 동유럽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헝가리는 전력 생산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원전 4기 가운데 3기를 멈추고 나머지 1기의 출력도 낮췄다. 루마니아는 2기 중 1기를 완전히 정지했고 다른 1기도 중단 직전까지 갔으며, 물길을 확보하려 수중 암반을 폭약 180㎏으로 제거했다. 부다페스트의 야간 경관 조명이 꺼지고 루마니아도 필수 조명만 남긴 가운데, 평년의 7% 수준에 그친 여름 강수량으로 잉글랜드 절반까지 가뭄 상태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