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명부 논란, 인도 청년층 시위로 번져
핵심 요약
유권자 명부에서 1억3천300만 명이 삭제된 뒤 선관위원장 퇴진 시위가 인도 곳곳으로 확산했다. 정부는 뉴델리에 경찰 등 6만 명을 투입했고, 연행 규모와 기자 구금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이어졌다. 청년층을 기반으로 성장한 CJP의 시위는 내년 주요 주의회 선거를 앞두고 모디 정부의 부담으로 부상했다.
인도에서 유권자 명부에서 1억3천300만 명의 이름이 빠진 일을 둘러싸고 선거관리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명단 수정이 집권 인도국민당(BJP)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Z세대 중심 온라인 정치운동 단체 ‘바퀴벌레국민당(CJP)’이 시위를 이끌면서 야권도 합류했다. 시위대는 갸네시 쿠마르 선관위원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삭제된 이름에는 사망자 2천800만 명, 이주자 6천300만 명, 소재 불명자 3천만 명이 포함됐다. 일부 선관위원은 자신들이 모르는 사이 결정과 명령이 내려졌다며 개편에 반대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는 내부 이견은 통상적인 일이며 부적절한 행위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중복·사망·허위 등록을 정리한 것이고, 잘못 삭제된 유권자는 재등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2일 뭄바이에서 시작된 시위에는 이후 20여 야당 연합 INDIA도 가담했고, 인도국민회의는 모디 총리와 아미트 샤 내무장관의 사퇴까지 요구했다.
지난 10~11일 뉴델리 시위가 예정되자 정부는 경찰 등 6만 명을 투입하고 주요 도로를 통제했으며 지하철역 45곳을 폐쇄하고 일부 이동통신망을 차단했다. 경찰은 10일 2천400명을 연행한 뒤 대부분을 밤에 석방했다고 밝혔지만, CJP는 전국에서 1만 명 넘게 체포됐다고 주장했다. 현장 취재 기자들도 연행됐으며 국경없는기자회는 최소 16명의 기자가 붙잡혔다고 밝혔다. CJP 지도부 3명은 델리 공항에서 체포됐다가 다음 날 1년간 평화를 해치지 않는 조건으로 풀려났고, 선관위원장이 사퇴할 때까지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CJP는 지난 5월 청년 실업자를 바퀴벌레에 비유한 대법원장 발언 논란과 의대 입학시험 문제 유출 의혹을 계기로 결성됐다. 교육부 장관 사퇴를 요구한 시위는 여러 주로 번졌고, 다르멘드라 프라단 장관은 대규모 시위 뒤 모디 내각에서 처음으로 물러났다. 인도 청년층 실업률은 약 20%이며 학사·석사 학위 소지자 약 3분의 1이 실업 상태인 것으로 제시됐다. CJP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2천500만 명을 넘어 BJP의 1천500만 명보다 많다. 내년 우타르프라데시주 등 주요 주의회 선거를 앞둔 가운데 이번 사태는 모디 총리와 여당에 정치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