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이태원 참사 무전파일 의혹 수사 요청
핵심 요약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119 무전 녹음파일의 조작·누락 의혹과 관련해 소방 관계자 10명을 고소했다. 확보된 1053개 파일은 참사 다음 날 특정 12분 동안 일괄 수정된 기록이 확인됐다. 국회 제출 자료와 통제단 가동 시점 관련 답변도 수사 대상 쟁점으로 제기됐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소방청이 10·29이태원참사특별조사위원회에 제출한 119 무전 녹음파일에 인위적인 수정과 누락이 의심된다며 당시 소방 관계자들을 형사 고소했다. 희생자 이상은씨의 이모 강민하씨는 지난달 14일 검경 합동수사팀에 남화영 전 소방청장 직무대리와 최성범 전 용산소방서장 등 10명을 고소했다. 유가족이 직접 증거를 수집해 참사 책임자를 고소한 첫 사례다.
고소장에는 공전자기록등위작·변작과 허위공문서작성, 위조공문서행사, 증거인멸 및 교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가 담겼다. 강씨가 확보한 자료는 2022년 10월 29일 오후 10시 18분부터 다음 날 낮 12시 1분까지 녹음된 무전파일 1053개다. 메타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파일들은 참사 다음 날 오후 3시 26분부터 3시 48분 사이 특정 12분 동안 일괄 수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강씨는 원본이라면 수정일자가 실제 녹음 시점인 10월 29∼30일이나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된 11월 2일 무렵으로 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체 파일의 수정 기록이 짧은 시간대에 집중된 점은 원본에 인위적으로 개입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입장이다. 소방청이 지난해 10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무전교신 원본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고 녹취록만 낸 점도 고소 근거로 제시됐다. 해당 녹취록 역시 의혹이 제기된 파일을 토대로 작성됐다는 주장이다.
국정감사에서 다뤄진 용산소방서·서울소방재난본부·중앙긴급구조통제단의 가동 시점과 운영 관련 답변도 쟁점에 포함됐다. 강씨는 소방청의 답변이 당시 지휘부의 실제 대응 시각과 내용을 가리려는 목적에서 나왔다고 주장했다. 당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도 실시간 무전 녹취와 상황보고서에 통제단 가동 전파 기록이 없고 소방청이 국회에 낸 자료에만 가동 시점이 등장한다고 지적했다. 강씨는 소방 초기 대응 실패와 구급 조처 부재에 대해서도 추가 고발할 계획이며, 다른 유가족들도 자료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