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정사 주지 22년 만에 내려놓고 총무원장 선거행
핵심 요약
정념 스님이 22년 만에 월정사 주지직을 사퇴하고 9월 총무원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사직서는 31일 삼해 스님을 통해 조계종 총무원에 제출됐다. 정념 스님은 한국 불교의 위기와 현 지도부의 방향성을 비판하며 오대산의 성과를 전국으로 확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강원 평창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이 22년 만에 주지직을 사퇴하고 오는 9월 총무원장 선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정념 스님은 31일 오전 법흥사 주지 삼해 스님을 통해 서울 종로구 조계종 총무원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퇴 배경에 대해 정념 스님은 "더 넓은 곳"으로 나아가기 위한 것이라고 밝혀, 그동안 시사해온 총무원장 출마 의지를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념 스님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오대산과 함께한 세월이 깊었다"며 "깊이 뿌리내린 존재들은 흔들릴지라도 결코 넘어지지 않음을 오대의 산과 생명이 가르쳐주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한국 불교가 위기 앞에 서 있음을 분명히 짚고자 한다"며 불자 수 감소와 출가자 급감, 청년들의 사찰 이탈을 구체적인 위기 신호로 지목했다. 특히 "출가자는 20년 전의 4분의 1로 내려앉았으며, 청년들은 사찰 문 앞에서 발길을 돌리거나 서성거리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정념 스님은 더 큰 문제로 한국 불교의 방향성이 명쾌하지 않다는 점을 꼽았다. 현 지도부의 인공지능(AI) 시대 대응과 선명상 사업 등을 비판하면서 "이를 지켜보는 것은 더 이상 종도로서, 수행자로서 도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월정사에서 추진한 단기출가학교와 조선왕조실록 환수 등의 성과를 언급하며 "오대산에서 증명된 것이 전국 24개 교구로 확산된다면 한국 불교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제38대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는 321명 선거인단의 간접선거로 9월 3일 치러진다. 후보 등록은 다음 달 11일부터 13일까지이며, 출마를 원하는 교구본사 주지 등은 하루 전인 10일까지 사직해야 한다. 정념 스님은 "이 산에 내린 수십 년의 뿌리로 더 넓은 곳에서 더 많은 이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함께 만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현재 총무원장 진우 스님과 선운사 주지 경우 스님 등도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어 선거 구도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