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심판 배출 실패, 문진희 위원장의 책임 회피 논란
핵심 요약
문진희 심판위원장이 국회 청문회에서 월드컵 심판 배출 실패 원인을 '지면 심판을 욕하는 문화' 탓으로 돌려 논란. 한국 심판은 2010년 이후 월드컵에 진출하지 못했고,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도 단 한 명도 선발되지 못함. 전문가들은 책임 회피가 심판계 개혁을 더디게 할 것이라고 지적.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장 문진희가 국회 청문회에서 월드컵 심판 배출 실패의 원인을 '지면 심판을 욕하는 문화' 탓으로 돌려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3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청문회에서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6 북중미 월드컵에 한국 심판이 단 한 명도 선발되지 못한 이유를 묻자, 문 위원장은 "우리나라 구조가 지면 심판을 욕하기 때문에 심판을 하려는 사람이 없다"고 답했다. 이는 심판계 내부의 문제를 외부 탓으로 돌린 것으로, 심판 최고 책임자로서의 자세를 의심케 한다.
북중미 월드컵은 참가국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어나며 심판 규모도 주심 52명, 부심 88명, 비디오판독심판 30명 등 총 170명으로 역대 최대였다. 그러나 한국 심판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한국 심판이 월드컵에 나선 것은 2010년 남아공 대회가 마지막이었다. 이정문 의원의 질의에 문 위원장은 "못 보냈다"고 인정하면서도 원인을 심판 수 부족과 이를 초래한 문화적 요인에서 찾았다. 청문회 내내 반성보다는 남 탓으로 일관한 태도는 황당함을 넘어 허탈감을 안겼다.
문제는 문 위원장의 진단이 실제로는 심판 수준의 문제를 가리고 있다는 점이다.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오심이 반복될 때 비판이 심판에게 향하는 것은 당연하며, 이는 심판 개인의 실력뿐 아니라 심판위원회의 관리·검증 책임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정몽규 회장 4선 과정에서 불법 선거 운동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문 위원장이 선임된 뒤 K리그에서 대형 오심 논란이 잇따랐고,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 문 위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하는 초유의 사태도 발생했다. 문 위원장은 오심 판정 기준을 바꿨다고 설명했지만, 비디오 판독을 거치고도 오심이 끊이지 않은 사례들이 적지 않았다.
이번 청문회는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에 대한 비판이 집중된 가운데 열렸지만, 문 위원장의 답변은 축구협회 내부에 여전히 개혁이 필요한 대상이 남아 있음을 확인시켰다. 월드컵 심판 배출 실패는 심판위원장으로서 책임이 가장 큰 사안임에도, 책임을 외부로 돌리는 태도는 심판계의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게 만든다. 국내 심판의 실력과 자질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위원장의 인식 전환과 함께 실질적인 개선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