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태인 글러브에 깃든 어머니의 나비
핵심 요약
원태인이 새 글러브에 2009년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상징하는 나비 문양을 새겼다. 어머니 산소를 찾은 다음 날 키움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28일 만의 승리를 거뒀다. 전반기 4승 5패를 기록한 원태인은 후반기 3경기에서 2승을 올리며 반등에 나섰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원태인이 새로 맞춘 글러브에 자신의 사인과 나비 문양을 함께 새겼다. 2009년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과 마운드에서 다시 힘을 얻고 싶은 마음을 담은 선택이다. 원태인은 나비를 넣은 이유를 두고 “기를 받아야지”라는 짧은 말로 각별한 의미를 나타냈다.
나비가 특별한 상징이 된 계기는 지난 6월 15일 어머니 산소를 홀로 찾았던 순간이었다. 원정 일정으로 기일을 챙기지 못한 미안함과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으로 겪은 마음고생을 안고, 태어나 처음 혼자 운전해 산소로 향했다. 그는 30분 넘게 속마음을 털어놓았고, 입구에서 자신을 반기듯 날던 나비 한 마리를 보고 어머니가 마중 나온 것처럼 느껴 눈물을 쏟았다.
산소를 다녀온 다음 날인 6월 16일, 원태인은 대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5피안타와 1볼넷만 내주고 6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 경기에서 시즌 3승을 거두며 5월 19일 포항 KT 위즈전 이후 28일 만에 승리를 추가했다. 어머니 앞에서 눌러두었던 마음을 꺼낸 뒤 한결 편안해진 심리 상태가 다음 날 투구에도 큰 힘이 됐다는 게 원태인의 설명이다.
그날 이후 나비는 원태인에게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존재로 자리 잡았다. 새 글러브에 가장 먼저 나비를 새긴 것도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어머니와 함께한다는 마음을 되새기기 위해서다. 전반기 14경기에서 4승 5패,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한 그는 후반기 3경기에서 2승을 올리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과 다시 일어서려는 바람을 품은 나비 글러브가 그의 남은 등판에도 함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