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가스 전력 해법, 시간과 비용에 걸리다
핵심 요약
메가 프로젝트의 총 전력 수요 39.7GW를 둘러싸고 원전과 가스가 주요 공급 대안으로 부상했다. 신규 원전의 통상 건설 기간과 가스터빈 공급 병목은 2035년 사업 일정에 제약으로 작용한다. AI 데이터센터의 초단기 부하 변동에는 가스발전보다 BESS가 직접적인 대응 설비로 제시된다.
호남 반도체 생산시설과 AI 데이터센터를 2035년까지 구축하는 메가 프로젝트의 전력 수요는 총 39.7GW로 제시됐다. 이 가운데 용인 반도체 시설을 제외한 신규 수요만 24.7GW다. 발표 뒤 약 한 달간 35개 전국 일간지·경제지·방송·잡지의 관련 기사 1,022건을 분석한 결과, 초기에는 재생에너지와 ESS, 전력망 등이 폭넓게 등장했으나 7월 초부터 원전과 가스가 핵심 공급 대안으로 부상했다.
원전 확대 논의는 6월 30일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개 요구와 7월 8일 김용범 대통령 정책실장의 발언을 거치며 힘을 얻었다. 7월 13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는 추가 원전 건설을 공론화하겠다는 방침도 제시됐다. 그러나 신규 원전은 전력수급기본계획 반영부터 부지 선정, 각종 인허가와 환경영향평가, 건설 허가를 거쳐 가동까지 통상 13년 11개월이 필요하다. 즉시 계획에 넣더라도 완공 시점은 2040년 7월이어서 프로젝트 일정과 차이가 난다.
가스발전은 건설과 출력 조절이 빠르다는 점에서 원전의 한계를 보완하는 전원으로 거론됐지만 비용과 공급망 위험이 확인됐다. 지난해 천연가스 수입액은 260억 달러, 약 35조원이었고 2022년에는 비슷한 물량을 들여오고도 500억 달러를 지출했다. 올해 6월 톤당 수입 단가는 2월보다 22% 올랐다. 세계 가스터빈 주문량은 지난해 말 110GW에 달했지만 제조 능력은 60~70GW에 그쳤고, 대형 터빈 납기는 약 6년까지 늘어났다.
AI 데이터센터의 순간적인 부하 변화에도 가스발전만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밀리초에서 1~2분 사이 최대 50%까지 움직일 수 있지만 가스발전의 출력 조절에는 수분에서 수십분이 걸린다. 이에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인 BESS가 변동을 제어하는 설비로 활용된다. 태양광 56.2GW 설치비 약 72조원, 2038년까지 송변전망 비용 73조원, ESS 구축비를 합산한 연간 환산액은 약 24조원으로 추산돼 연간 가스 수입액 35조원보다 약 10조원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