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전환에 미 황금함대 비용 390조원 육박
핵심 요약
트럼프급 전함 15척의 예상 건조비가 약 389조8천억원으로 늘었다. 원자력 추진 방식으로 설계를 바꾸면서 비용과 건조 기간이 크게 증가했다. 관련 예산 삭감과 미 해군의 잇단 건조 차질로 사업 실현 여부가 불투명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황금함대’의 핵심 전력인 트럼프급 신형 전함 15척의 예상 건조비가 당초보다 50% 넘게 불어났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선도함 디파이언스에 234억 달러(약 33조2천억원), 후속함에는 척당 180억 달러(약 25조5천억원)가 필요해 전체 비용이 2천750억 달러(약 389조8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계산했다. 선도함 비용만 해군의 기존 예상보다 80억 달러(약 11조3천400억원) 늘어난 규모다.
CBO가 예상한 디파이언스의 최소 건조 기간은 8년이다. 2년 6개월 안에 전함 2척을 건조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과 상당한 격차가 있다. 비용 상승의 주요 배경으로는 동력 체계 변경이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12월 구상을 공개할 당시 예정됐던 가스터빈 엔진을 원자력 추진 방식으로 바꾸도록 몇 달 뒤 지시했다. 이로 인해 설계와 건조 방식이 크게 달라지면서 단가도 뛰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활약한 전함을 현대식으로 되살려 압도적인 해군력을 과시하겠다는 구상을 내놓고, 원자력 추진 전함을 최대 25척까지 확보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CBO는 25척을 모두 건조할 경우 총사업비가 4천550억 달러(약 645조4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미 해군도 올해 5월 11일 발표한 조선 계획에 2055년까지 트럼프급 전함을 최소 15척 도입하고, 조선 역량 보완을 위해 신뢰할 수 있는 동맹의 강점을 활용한다는 방침을 담았다. 이에 한국 조선업계의 장기적 참여 가능성도 관심을 받았다.
예산 확보와 건조 역량은 사업 추진의 변수로 남았다. 상원 예산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제프 머클리 의원은 서민들이 식품과 휘발유, 보건, 보육비 부담을 겪는 상황에서 전함 사업에 수천억 달러를 쓸 수 없다며 CBO 조사를 요구했다. 패티 머리 민주당 상원의원은 12월 11일까지 적용되는 임시 지출안에서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고 밝혔다. 미 해군은 최근 컨스텔레이션급 호위함 계획을 취소했고, 연안전투함은 결함으로 차질을 빚어 일부 퇴역에 들어갔다. 포드급 항공모함도 기계·전기 계통 문제로 현재 1척만 가동되며 나머지 2척의 인도가 수년 미뤄져 황금함대의 실제 건조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