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수입선 재편…중동 비중 상한 60% 추진
핵심 요약
정부가 중동산 원유의 적정 도입 비율을 60% 이하로 정해 수입선 다변화를 추진한다. 석유공사의 저장 능력을 약 2000만 배럴 확대하고 국제 공동 비축유 중심으로 비축량을 늘린다. 산업자원안보기금의 재원 확보를 위한 부처 간 예산 협의가 향후 변수로 남았다.
정부가 처음 수립하는 ‘자원 안보 기본 계획’에 국내 도입 원유 가운데 중동산의 적정 비율을 60% 이하로 정하는 방안을 담는다. 2023~2025년 70% 안팎이던 중동 의존도를 공식적으로 낮춰 수입선을 다변화하려는 조치다. 작년 12월 수립해 올해 시행한 ‘제5차 석유 비축 계획(2026~2030년)’도 첫해부터 대폭 수정해 비축유와 저장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 4일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원유·가스의 중동 의존도 완화와 비축 시설 확대 방침을 제시했다. 중동 외 지역 원유에는 비싼 운임을 보전하는 현행 지원에 공급망 안정 기여도를 수치화해 반영하는 방식으로 인센티브를 강화한다. 중동산 고유황 중질유에 맞춰진 국내 설비에서 미국·호주산 경질유를 처리할 때 정제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내년도 관련 연구·개발 지원도 추진한다.
정책 개편에는 지난 2월 말 발발한 중동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원유와 석유 제품 부족 사태가 산업계 전반으로 번지자 다른 지역에서 원유를 긴급 도입했고, 중동산 비율은 최근 50~60% 안팎까지 낮아졌다. 정부는 전쟁이나 재해로 공급이 끊기거나 가격이 급등할 때를 대비해 5년 단위로 마련하는 석유 비축 계획까지 이례적으로 시행 첫해에 손질한다.
석유공사의 저장 능력은 현재 약 1억4600만 배럴에서 약 2000만 배럴 늘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시설에는 약 1억 배럴의 비축유와 약 2000만 배럴의 국제 공동 비축유가 저장돼 있고 유지·보수용 빈 공간도 필요해 추가 물량을 수용하기 어렵다. 정부는 비상시 우선 구매권을 갖는 국제 공동 비축유를 중심으로 비축량을 확대하고 ‘산업자원안보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다. 재원은 지난해 약 6조원 규모였던 에너지·자원사업특별회계에서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이 회계의 최대 수입원은 3조8000억원의 석유수입부과금이며, 기후에너지환경부와의 협의가 예산 확보의 변수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