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노동자, 강제력 있는 폭염 안전대책 요구
핵심 요약
운수 노동자들이 현장 인력과 휴게시설을 반영한 강제력 있는 폭염 대책을 촉구했다. 현행법상 휴식 의무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가운데 온열질환 산업재해가 5년 사이 약 6배로 늘었다. 공공운수노조는 냉방장치 의무화와 작업중지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이틀간 현장 순회 투쟁에 나선다.
여름철 지면 온도가 60도를 넘는 도로와 공항 활주로, 항만,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운수 노동자들이 강제력 있는 폭염 안전대책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폭염 현장순회 투쟁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현행 대책이 인력과 휴게시설이 부족한 작업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해 노동자들이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체감온도 33도 이상인 폭염 작업장에서 사업주가 노동자에게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을 주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작업장 가까이에 휴게시설이 없어 노동자들이 항공기나 컨테이너 그늘의 바닥에서 쉬고, 만성적인 인력 부족 탓에 한 사람이 여러 명의 업무를 맡으면서 법정 휴게시간조차 사용하기 어렵다는 게 현장 노동자들의 설명이다. 정부와 회사의 대책도 이런 작업 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시행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고용노동부는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이면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옥외작업을 중단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법적 강제력은 없다. 온열질환 산업재해는 2020년 13건에서 2025년 77건으로 5년 사이 약 6배로 늘었다. 지난해 작업장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1790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5명은 산업재해 사망 승인을 받았다. 운수 노동자가 일하는 실외 작업장은 열기가 70도에 이르고, 공항 활주로와 배달 현장의 아스팔트 지면은 여름철 60도를 넘으며 항공기 보조엔진의 열기는 50~70도까지 올라간다.
물류센터 노동자들은 온열질환을 막기 위해 냉방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고 폭염 상황에서 작업중지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적정보수 보장, 장시간·야간노동 근절과 휴게시간 보장, 폭염·혹한기 노동환경 개선, 건강·안전 사각지대 해소 등을 포함한 10대 안전 요구를 제시했다. 노조는 11일과 18일 배민 B마트, 쿠팡 물류센터, 인천국제공항 화물청사를 돌며 현장 노동자들의 폭염 노동 실태를 알리는 순회 투쟁버스를 운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