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무기 지원 요구에 선 서울의 안보 셈법
핵심 요약
젤렌스키 대통령이 한국에 무기와 방공체계 지원을 요청했다. 북러 군사 협력은 북한군의 실전 경험과 첨단 역량 확보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한국은 비살상 지원을 지속하면서 한반도 억제력과 한미 공조 강화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 확대를 배경으로 한국에 무기와 방공체계 지원을 요청했다. 한국은 우크라이나의 영토와 주권 수호를 도울 산업 역량과 첨단 방위 기술을 갖췄지만, 살상무기와 방공 요격체계 제공은 인도적 지원이나 비살상 장비 지원과 성격이 다르다. 실제 지원에 나설 경우 한국의 군사 역량이 러시아와의 전쟁에 직접 투입되면서 서울이 분쟁 당사자로 인식될 위험이 있다.
북한은 러시아에 병력을 파견했고 탄도미사일을 비롯한 무기도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은 이 과정에서 현대전 경험과 군사 지식, 러시아의 첨단 기술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실전 경험을 쌓은 병력이 한반도로 복귀하는 상황은 한국에 직접적인 안보 부담이다. 여기에 한국이 우크라이나의 직접적인 군사 공급국이 되면 러시아가 북한과의 협력을 한층 강화하거나 한반도 안보를 더 위협할 역량을 제공할 수 있다.
한국과 미국은 연합 대비태세와 향후 한국 주도의 연합지휘체계에 필요한 역량을 점검하는 을지 자유의 방패 연습을 준비하고 있다. 연습 이후에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일정에 관한 논의도 예정돼 있다. 핵무장한 북한을 마주한 한국이 한미동맹을 유지하면서 자국 방위의 책임을 확대하려면 한반도 위협에 자원과 전략적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 북한의 전장 경험과 러시아의 군사 지원이 결합될 경우 한반도 군사 균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살상무기를 제공하지 않더라도 한국이 선택할 수 있는 지원 수단은 남아 있다. 인도적 원조와 재건 지원, 비살상 장비 제공을 이어가고 동맹국과 국제법 수호에 협력하는 한편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협력에는 외교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동시에 한미 간 억제력과 정보 협력, 미사일 방어 공조를 강화해 연합 작전의 공백을 줄이는 일이 요구된다. 우크라이나 지원과 전쟁의 군사적 참여를 구분하는 기준은 유럽의 전쟁이 한반도의 새로운 안보 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정책 판단과 맞닿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