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주 투자 관행, 정책 인센티브에도 변화 더뎌
핵심 요약
정부가 CPS와 보통주 투자를 유도하고 있지만 RCPS 중심 관행은 이어지고 있다. 성과보수 우대는 높은 조건과 LP의 RCPS 선호로 투자 구조를 바꾸는 데 한계를 보였다. 모태펀드 가점이 도입되면 신규 투자부터 CPS와 보통주 활용이 점차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벤처투자 표준계약서 확산을 위해 모태펀드 운용사 선정 가점 등 인센티브를 추진하고 있지만, 투자 현장에서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중심의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 9일 벤처투자 업계를 취재한 결과, 정책금융기관이 앞서 도입한 성과보수 우대만으로는 전환우선주(CPS)와 보통주 투자 확대를 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벤처투자는 2022년부터 모태펀드 출자사업에서 보통주와 CPS 투자 비중이 전체의 60% 이상이면 초과 수익의 최대 10% 안에서 성공보수를 우대하고 있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도 신주 보통주 투자 비중이 40%를 넘을 경우 펀드 분배금의 10% 이내에서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조건을 충족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금융권을 비롯한 다수 출자자(LP)의 RCPS 선호가 강해 투자 구조 전반의 변화로 이어지지 못했다.
RCPS는 이익이 발생한 회사에서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상환권과 보통주 전환권을 함께 갖춘 증권이다. 적자가 흔한 스타트업에서는 배당가능이익이 있어야 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어 실제 회수 수단으로서 제약이 있지만, 회계상 부채로 분류될 가능성 때문에 재무구조가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반면 LP는 상환권을 투자 실패 때 회수를 시도할 최소 안전장치로 인식한다. 지난해 벤처투자액 6조8111억원의 약 70%가 우선주로 집행됐고, 그 대부분은 RCPS였던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민간·금융권 LP의 요구를 반영해 펀드를 결성해야 하는 벤처캐피털(VC)은 추가 성과보수만을 근거로 RCPS를 포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융사 계열 LP와 주요 공제회도 표준계약서 도입 뒤 CPS 투자에 관한 별도 지침을 두지 않았으며, 투자 대상과 방식은 무한책임조합원(GP)의 권한이라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개정 이후 체결된 계약 가운데 리드 투자자의 납입이 상반기에 이뤄져 기존 방식대로 RCPS를 택한 사례도 확인됐다. 업계는 당분간 RCPS 중심 구조가 유지되겠지만, 모태펀드 가점이 LP 설득의 근거가 되면 신규 투자부터 CPS와 보통주 활용이 점진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